마케팅 심리학 & 뇌과학

도파민, 나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 (1)

주형진 2019. 7. 17. 00:48

 

도파민은 유죄?

 

차마트 팔리하피티도는 페이스북에서 몇 년 간 부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그만 두고 난 후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회사들은 도파민에 의해 작동하는 단기 피드백 순환고리(short-term, dopamine-driven feedback loop)를 이용해 돈을 벌어 들이고 있으며, 이 방식은 사회의 작동 방식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을 했다. 무슨 말일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에는 ‘좋아요’와 같은 즉각적 반응 버튼과 팔로워 숫자, 그리고 댓글 기능들이 있다.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 대부분은 이를 통해 전달되는 반응에 기뻐하며 더 큰 반응을 고대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타인의 관심을 즉각적이고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 남들의 반응이나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이 때 뇌에서는 ‘도파민(dopamine)이 방출된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쾌감과 짜릿함을 준다. 우리는 그 감각의 희열을 잊지 못하고 다시 획득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앱을 켠다. 이러한 반응(타인의 관심과 칭찬)과 동기(반응을 얻으려는 욕망과 기대), 그리고 반응을 얻은 후의 쾌감(도파민 방출)은 순환고리(loop)를 형성해서 반복과 습관을 형성한다. 팔리하피티토가 말한 ‘단기 피드백 순환고리’가 의미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소셜 네트워크 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이런 심리적 약점에 쉽게 노출되고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여러 장치를 배치해서 그러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강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람과 사람 간의 친밀한 소통과 교류 보다는 단기적인 쾌감 충족에 치우치게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셜 네트워크가 활용하는 심리적 이용의 윤리적 문제에 관해서는 논외로 하고, 도대체 도파민이 뭐길래 이리도 강력한 작용을 하는 것인지 알아 봐야 할 것 같다. 도파민이 쾌감을 주는 호르몬이라는 정도는 아마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파민에 대해 그 보다는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도파민은 우리가 어떤 동기를 갖고 살아가고, 갖고 싶은 물건을 사며,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연예인에 빠져들게 만드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동기-보상 시스템 호르몬

 

도파민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다. 신경전달물질이란 뉴런(신경세포)과 뉴런 간에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말한다.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 것은 뉴런들 사이에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어떤 행위에 대해 보상이 주어지면 뇌 속의 일정 경로(중뇌-변연계, 중뇌-피질)로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타고 전달되어 뇌가 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도파민을 동기-보상의 쾌감 물질이라고 하는 것이다.

동기-보상 메커니즘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용어는 따분하지만 사실 굉장히 간단한 이야기다. 어떤 행위를 하거나 자극을 받았을 때 만족을 느끼는 것이 ‘보상’이다. 뇌는 보상을 받은 행동이나 자극을 기억하고 다시 그 행위나 자극을 추구한다. 이것이 ‘동기’다. 사실 동기는 욕망의 다른 말이다. 이런 동기가 행위나 자극으로 다시 충족되면 보상이 되고 뇌는 만족스러운 쾌감을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뇌의 동기-보상 회로로 분비되는 것이 도파민인 것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 동기-보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배고파 밥을 먹고, 이성이 좋아 연애를 하며, 알고 싶어 공부를 한다. 편하게 이동하려고 차를 타고 예쁘게 보이고 싶어 화장을 한다. 이 모든 것이 동기이며 행위를 완성하면 보상을 받는다. 그렇다면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이런 과정 모두에 도파민이 유죄일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도파민은 행위의 종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가 어떤 동기를 갖고 움직임을 일으키는 데 작용한다. 배고픔이나 갈증이 충족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 우리는 만족감과 기쁨을 느낀다. 프러포즈를 한 이성이 수줍게 승낙을 하면 뇌에서 도파민이 마치 불꽃놀이를 하듯 축포를 울린다. 

도파민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어떤 감각적이고 충동적인 쾌락에만 반응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비록 정도는 매우 다양하지만 성취감, 희망, 교감 등 우리 삶에서 다양한 순간에 작용을 하는 필수적 물질이다. 도덕적, 윤리적, 이성적 동기에 대한 보상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어떤 희망이나 결심, 의욕을 가질 때에도 도파민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도파민, 나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 (2)에서 계속 >>

 

 

[ Photo by Max Andrey on Unsplas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