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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제행무상

주형진 2018. 2. 9. 17:43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제행무상’이다. 세상에 모든 일은 변한다는 의미다. 시공간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은 없다는 말이다. 너무나도 단순한 뜻이지만 곱씹어 보면 볼수록 이 이상으로 우리 삶과 우주의 근본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 말은 찾기 힘들다. 


우리는 지금 내 삶이 영원할 것처럼 탐욕스럽게 집착하며 살아가기 일쑤이다.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남들보다 더 위에 서려 하며 끊임없이 비교해대면서 위만 바라보고 산다. 수평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과 나와 다르고 세상의 공간과 시간에 따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 사고의 늪 위에서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거대한 욕망의 롤러코스터를 질주한다. 자신이 점점 가라앉는 것도 모른 채말이다.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길 중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나와 내가 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영원할 것이 없다’라는 진리를 순간 순간 깨닫는 것이다. 내 지위가 영원할 것 같고 내 부(富)가 영원할 것 같고 내 건강이 영원할 것 같고 내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서 탐욕하고 집착하는 거다. 그 모든 것이 결코 늘 지금같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되면 탐욕과 집착에 찬 괴물 같은 모습을 벗어버릴 수 있다. 


돈과 명예, 권력을 얻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그것에 집착하고 탐욕한다. 그 집착과 탐욕이 문제인 것이다. 묵묵히 최선의 노력을 해서 얻어지는 돈, 명예, 권력을 고맙게 받고 또 다시 삶을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돈, 돈, 돈에 집착하고 탐욕하면 내 스스로가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갑충으로 변해가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나의 정신을 파괴하고 삶을 집어 삼키기 때문에 벗어버려야 한다. 이를 위한 해독제가 바로 ‘제행무상’이다.


나 자신도 끊임없이 탐욕과 집착의 유혹에 시달리면서 살아간다. 때로는 발을 담그다가 그 속에서 쑥 잡아당기는 무언가를 느끼며 섬뜩함에 곧장 빼고는 한다. 

그럴때면 언제나 모든 것에 영원함은 없음을 떠올린다. 

나는 내 모습과 내 세상을 선택할 권리와 힘과 자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cover image via Unsplash @cassieboc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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