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부터 상당히 난감하고 신경을 긁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왠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 비슷한 것이 감정을 일으키고 연이어 이런 저런 생각들을 떠오르게 해 마음을 괴롭혔다. 두 번째 화살을 맞을 필요가 없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어떤 상황에 처하면 생각대로 시원하게 대처가 되지 않는다. 이론과 실제의 간극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 나만의 착각일지는 모르겠지만 – 나를 화나고 착잡하게 만드는 일들에 대한 대처가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즉각 반응하고 후회하며 자꾸 되새김질하는 일 따위는 거의 없어졌다. 마음을 가다듬고 내 자신의 반응과 감정을 바라볼 줄 알게 되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반응하며 적당한 수준의 감정에 적절한 지혜를 첨..
마음과학과 관련된 분야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매력을 느끼는 세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감정과 뇌의 관계, 명상의 과학적 근거, 그리고 뇌가소성입니다. 사실 이 세 가지 영역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뇌가소성이 있음으로 해서 명상의 효과가 뇌에 효과를 줄 수 있고 명상을 통해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며, 감정의 훈련을 통한 뇌가소적 변화가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이보다 무척 다양하고 복잡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어쨌든 무척 매력적인 분야들입니다. 그 중에서 ‘뇌의 가소성’은 무척이나 가슴뛰고 매력적인 영역입니다. ‘가소성’이란 어떠한 원인에 의해 물체의 형태가 변경된 경우 그 원인이 사라져도 그 형태가 유지되는 성질을 말합니다. 즉 뇌의 가소..
일반적으로 우리는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직감과 추론이라는 두 가지 수단을 동원합니다. 직감은 감각과 감정, 무의식이 주로 관여하는 반면 추론에는 논리와 이성, 의식이 작용합니다. ‘왠지 이럴 것 같은 직감이 든다’고 할 때 그 이유를 논리에 근거해 설명한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불가능합니다. 직감이란 말 그대로 정말 그냥 ‘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합리성과 논리적 근거를 선호하고 중요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직감에 의해 판단을 했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합리적 추론에 의한 판단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기 마련입니다. 과연 직감은 무시당해도 좋을만큼 형편없는 것일까요? 이러한 평판이 충분히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직감에 의한 판단은 어떠한 정보에도 근거하지 않고 완벽한 우연..
지난 두 번의 포스팅을 바탕으로 해서 스트레스를 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 보겠습니다. 1. 경험하는 사건, 대상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도록 노력해 보세요. (세번째 접근 방향)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스트레스 인자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것들은 단지 외부 환경에 존재하는 자극 요소들일뿐입니다. 그것들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나에게 독이 될 수도 있고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스트레스 인자들을 유리한 방향으로 소화해 내기 위해서 삶에서 마주치는 사건과 대상들에 대해 바라보는 태도와 관점을 가급적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과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스트레스 ..
보통 스트레스를 이겨낸다고 말하지만 저는 여기에서 소화해낸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 반응이 반드시 우리 정신과 육체에 악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음과 몸으로 들어 온 스트레스 인자들을 잘 다루면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에 ‘소화’라는 말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스트레스를 잘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 인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스 인자는 스트레스 반응을 이끌어내는 요인들입니다. 흔히들 스트레스 인자는 외부환경에서 오는 객관적인 성격의 요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스트레스 인자는 외부에서 유래하는 것도 있지만 순전히 내부에서 유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 인자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성격을..
올해 들어서 이래저래 걱정스럽고 신경이 쓰이는 일들이 자주 생겼습니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나름 잘 버텨내던 몸이 결국 탈이 조금 나고 말았었습니다. 거기에다 매년 이른 봄이면 저를 괴롭히는 알레르기가 올해에도 여지없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흐트러지니 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자연의 이치인가 봅니다.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아마 불가능한 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 나름으로는 스트레스를 ‘우리가 바라는 상태와 우리가 겪어야 하는 상태의 차이에서 오는 정신적, 육체적 긴장과 괴로움’이라고 정의합니다. 피하고 싶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갈등, 쉬고 싶지만 숨조차 쉴 틈 없는 일상, 계속 뇌리에 맴도는 안좋은 기억들 등등 현대인의 삶에서 스트레스를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로 심혈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죠. 대표적인 것이 심부정맥 혈전증입니다. 혈관에 생긴 혈전이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발생시키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특정 질환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과 근력약화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의 약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제 상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연구팀에 따르면 중년 이상(45세에서 75세까지)의 피험자들 35명을 대상으로 해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오래 앉아서 보내는 시간과 상대적으로 얇은 ..
우리 마음은 어디에서 기원하는 것일까요? 그 전에, 마음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의식, 생각, 감정, 정서 등은 어떻게 다르며 정체는 무엇일까요? 마음이란 이 놈은 도대체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일까요? 왜 나는 감정에 자꾸 휩쓸리고 요동치며 때로는 내 속의 무언가가 무의식적으로 표출될까요? 이 모든 것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요? 마음은 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몸의 변화가 마음을 바꾸고, 마음의 변화도 몸을 바꿀 수 있을까요? 이런 물음들이 주로 제가 궁금해하는 것들입니다.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이죠. 각 물음들은 또 다른 물음들로 꼬리를 물며 이어집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다양한 측면과 시각에서 조망될 수 있습니다. 일찍이 철학자들과 종교인들이 저런 물음들에 대한 ..
최근 성인의 뇌에서 새로운 뉴런(뇌세포)이 생성되는지에 관해 서로 상반된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다소 의아스럽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먼저, 지난 3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대 아르투로 알바레스부이야 교수 연구진이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13세의 뇌에서는 극히 제한적인 양의 뉴런이 생성되며 18세 이상의 뇌에서는 새로운 뉴런이 생성된다는 증거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성인들의 뇌에서는 새로운 뉴런이 생성되지 않으며 설사 생성되는 일이 있더라도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1개월도 지나지 않은 4월 5일에 미국 컬럼비아대 마우라 볼드리니 교수 연구진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우리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뇌신경세포, 이른바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단 출생하면 뉴런의 개수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히려 노화와 함께 줄어들기는 합니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요? 결국 뉴런의 개수는 출생 후 뇌의 발달이나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뇌의 발달과 변화에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뉴런들의 연결’입니다. 뉴런은 수상돌기와 축삭돌기를 통해서 다른 뉴런들과 시냅스를 이루며 수많은 신호와 정보들을 주고 받습니다. 뉴런들이 연결된 것은 마치 회로와 같습니다. 이 회로 다발들은 태어날 때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출생 후에 배선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놀라운 것은, 갓난아기의 뇌에서는 매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