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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시마 미나미는 일본의 도립 호도쿠보 고등학교 학생이다. 그녀는 어떤 이유로 인해 갑작스럽게 학교 야구부의 매니저를 맡게 된다. 이 학교는 전국고교야구경기대회에 한 번도 진출해본 경험이 없다. 물론 실력도 성의도 없다. 학교는 대학 진학을 중시하기 때문에 운동따위에는 큰 관심이나 지원은 없다. 그러다보니 야구부 자체의 분위기도 냉랭하고 연습도 대충이다. 감독도 어쩐 일인지 부원들과 밀접한 관계가 아니다.


미나미는 자신이 매니저가 된 이상 무언가 목표를 갖고 싶었다. 그 목표를 ‘전국고교야구경기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것으로 정했다. 목표는 정했지만 방법을 알 수 없었는 그녀는 ‘매니저’라는 자신의 직분을 파악하려고 자료를 찾다가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라는 책을 우연히 사서 읽게 된다. 처음에는 사업과 경영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한 책에 거리감을 느끼던 그녀는 공부를 해갈수록 책 속의 내용과 그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그녀의 목표를 위한 과정을 하나 하나 계획하고 실행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감독과 부원들과의 갈등, 마찰도 있었고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마지막까지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교본으로 삼아 철저히 시행한다. 결국 기적적으로 호도쿠보 고등학교 야구부는 지역예선을 최종 통과하여 전국고교야구경기대회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절친이자 이전 매니저였던 친구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생전에 ‘결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최선을 다해 노력한 순간순간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그녀의 말에 ‘성과는 매니지먼트의 궁극적이자 최종의 목표다’라고 단호하게 이의를 제기했던 자신의 행동에 미나미는 회한을 품는다. 결국 그녀와 그녀가 매니지먼트한 야구부는 성과를 지향하고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 과정의 소중함을 경험을 통해서 진지하게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서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후, ‘매니저’가 미국이나 유럽과는 상당히 왜곡된 의미로 일본에서 사용된다는 것에 착안해 이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올바르게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고 한다.


피터 드러커는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운다. 경영을 학문적으로 체계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피터 드러커이다. 이 소설에서 나온 ‘매니지먼트(Management)’는 경영, 특히 조직경영에 대해 다룬 책으로서 그의 풍부한 관찰력과 해석력, 통찰력이 가득 담긴 명저 중의 명저이다. 상식적이고 어렴풋한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는 많은 것들을 그 만의 명확한 통찰력으로 분석하고 체계화하여 머리 속에 꽂아 준다. 현대 사회에서 경제활동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과 조직)을 경영(매니지먼트)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가득 담고 있다.


저자는 매니지먼트라는 책에 담긴 지식과 지혜들을 회사가 아닌 고등학교 야구부라는 조직과 팀 매니저라는 조금 독특한 직책에 배치한 인물들을 통해서 역할극을 진행한다. 이는 회사가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아직 때가 묻지 않은 풋풋한 나이의 학생들이 그들의 조직을 스스로 운영해 일구어나가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여 주기를 바라는 의도로 보인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매니지먼트의 실제 내용 스크립트는 소설의 과정에 비교적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면서 읽는 이들로 하여금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매니지먼트의 지식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가 이 책 초반에 특히 강조한 부분이 있다. 바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야말로 기업의 사명이고 목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조직의 정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미나미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에서부터 그의 ‘매니지먼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여정은 가치를 띄기 시작한다.


피터 드러커가 매니지먼트에서 가장 강조한 것도 그 부분이다. 그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창출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윤창출은 근본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결과에 가깝다는 것이다. 즉 돈만 벌자는 식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가치있는 것을 제공하면 돈은 따라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각 기업이나 조직의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찾아내거나 창조해 내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피터 드러커와 그의 저서 매니지먼트의 핵심을 잘 파악해서 소설 속에 담았다. 아마 그는 이 책의 고객을 전문경영인에 한정하지 않고 많은 종류의 조직들에 관여하는 매니저들이나 예비매니저들로 염두에 두었을 것이고, 최대한 피터 드러커의 지혜를 쉽고 흥미있게 전달하는 데 그 가치를 두었을 것이다. 물론 덤으로, 이 책의 독자들로 하여금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도 성과를 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실천해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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