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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앉아 있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건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로 심혈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죠. 대표적인 것이 심부정맥 혈전증입니다. 혈관에 생긴 혈전이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발생시키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특정 질환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과 근력약화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의 약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제 상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연구팀에 따르면 중년 이상(45세에서 75세까지)의 피험자들 35명을 대상으로 해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오래 앉아서 보내는 시간과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의 중앙측두엽(또는 내측두엽, Medial Temporal Lobe:MTL) 부위 사이에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 냈다고 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하루에 앉아서 있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나면 중앙측두엽의 두께가 2%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중앙측두엽은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입력된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관여하는 ‘해마’가 중앙측두엽 안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앙측두엽이 얇아진다는 것은 중년 이상의 성인에서 인지기능 약화와 치매 발병의 전조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결국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뇌 건강 악화와 기능 약화와 어떤 식으로든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중앙측두엽을 얇게 만든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사무직을 포함해서 주로 앉아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건강에 대한 염려가 큰 게 사실이죠. 저도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일하기 때문에 심혈관계뿐 아니라 근육 및 골격 건강에 대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약 2년 정도 스탠딩 데스크를 만들어서 서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시간을 버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이내 몸이 적응을 해서 그런지 점심시간과 잠깐씩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데에도 힘이 들지 않더군요.


서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장점과 단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죠. 생각보다 큰 이점이 없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고 관절에 무리가 간다는 식의 부정적인 효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너무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한다’는 것 같습니다. 한 자리에 지나치게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고, 하루 중 앉아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줄여 나가도록 하며, 어쩔 수 없이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자주 일어나서 스트레칭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볼 때 심혈관계에 주는 영향과 더불어 정신 건강과 뇌 건강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된 만큼 당장 지금부터 의도적으로라도 앉아 있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 나가도록 생활습관을 고쳐 보는 것이 어떨까요?




[ cover image via Unsplash @brookel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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