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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스트레스를 이겨낸다고 말하지만 저는 여기에서 소화해낸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 반응이 반드시 우리 정신과 육체에 악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음과 몸으로 들어 온 스트레스 인자들을 잘 다루면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에 ‘소화’라는 말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스트레스를 잘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 인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레스 인자는 스트레스 반응을 이끌어내는 요인들입니다. 흔히들 스트레스 인자는 외부환경에서 오는 객관적인 성격의 요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스트레스 인자는 외부에서 유래하는 것도 있지만 순전히 내부에서 유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 인자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스트레스 인자는 환경에서 유입됩니다. 하지만 순전히 내부에서 일어나기도 합니다. 마음이 일으키는 기억, 상상, 부정적 느낌 등은 비록 그 원초적인 근원이 언젠가의 경험과 태생적인 조건에 있다 하더라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내부에서 발생되는 스트레스 인자들입니다. 불쾌한 감정이나 두려움을 느꼈던 경험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상상함으로써, 비록 현재 나에게 닥친 일은 아니지만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외부적인 여건들을 제어하기는 힘들지만 마음의 다스림을 통해서 내부에서 유래하는 스트레스 인자들은 조절할 힘을 갖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인자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성격, 태도,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상대적이고 주관적입니다. 나에게는 분명히 상당한 정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어떠한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거나 심지어는 아예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사가 지워주는 무리한 업무가 어떤 사람, 또는 어떤 경우에는 스트레스 인자가 되지만, 어떤 이에게는 기회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자, 여기서 스트레스가 진행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외적, 내적으로 수많은 스트레스 인자들의 공격을 받습니다. 스트레스 인자는 아직까지는 ‘인자’일뿐 스트레스나 스트레스 반응이 아닌 상태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몸이 스트레스 인자들을 ‘스트레스로 인지’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신경계와 내분비계의 반응을 일으킵니다. 반응의 종류와 수준은 각각의 스트레스 인자들에 대한 마음과 몸의 경험과 해석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반면 스트레스 인자라 하더라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우리가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잘 소화해 내기 위한 접근 방향을 세 가지 정도 추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스트레스 인자들을 가급적 회피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인자 중에는 자신의 착오나 행동으로 인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회피가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피할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중요하고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학업이나 자격증의 획득을 위해 필히 감수해야만 하는 시험이라는 스트레스 인자는 이를 회피하게 되면 꿈과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루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현대인의 삶에서 중요한 스트레스 인자들은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사소한 수준의 스트레스 인자들을 제외하고는 회피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회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확실하게 더 큰 경우나 명백히 부딪혀야 할 이유가 없는 경우에만 이 접근방향이 유효합니다.


둘째, 스트레스 인자들 중 내적으로 유래하는 것들을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입니다. 이 접근 방향은 정신과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의식, 무의식 중에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그 중에는 과거에 유입되었던 스트레스 인자들을 되새김질하거나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음에도 마음 속으로 가정하고 상상하며 만들어내는 가성 스트레스 유발 행위가 있습니다. 매우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도 어느 정도는 그런 경험을 하지만 스트레스에 취약한 이들의 경우 빈도나 정도가 심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위를 제어하기 위한 첫 단계는 그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생각과 감정에 빠져 있는 순간에는 그런 마음 상태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상황이라서 객관적인 상황을 인지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일단 그러한 마음을 알아차리면 그러한 생각의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멈춘 후 자연스럽게 흘려 버릴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의지를 가지고 늘 마음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필요로 하며 명상 등의 심리적 연습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스트레스 인자들에 대한 태도를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각각의 스트레스 인자들이 모든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한 상황이 누구에게는 스트레스 인자로 작용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채 갑자기 끼어든 차에 대해 어떤 사람은 불 같은 분노의 반응을 보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늘 화를 잘 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운전 직전에 너무나도 기쁜 일이 있었다면 똑같은 상황에서 신경조차 쓰지 않고 지나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인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면 분노, 후회, 불안감, 염려, 두려움, 증오, 좌절, 자괴감 등 모든 다양한 부정적 느낌이 마음 속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느낌은 서로 아주 친해서 연이어서 함께 발생하면서 스트레스의 강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트레스 인자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좀 더 온순하게 중화시킬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건강한 방향으로 승화 내지는 소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위의 세 가지 접근 방향들은 우리가 삶에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소화해내기 위한 기초적인 근거와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각각의 방향들은 개별적으로 많은 연구와 연습 그리고 노력을 통해서 더욱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들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추후 기회를 마련해서 살펴 보도록 하고, 이러한 접근 방향을 기초로 하여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방법들은 실제 제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방법들입니다.


(원래 구체적인 방법들을 이번 포스팅에서 적어 보려고 했으나,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포스팅에 나머지 내용을 적어 보겠습니다. 모바일에서 읽어보니 이정도의 양도 은근히 길더군요 ㅠ)





[ cover image via Unsplash @ian_froome_photograph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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