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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봄철이면 찾아 오는 손님

주형진 2019. 5. 4. 00:14

 

이맘때 즈음이면 언제나 나를 찾아 오는 손님이 있다. 결코 반가운 손님은 아닌데, 그건 바로 봄철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볼 일이 있기도 하고 하늘도 무척 맑기에 엊그제 하루는 비교적 오랜 시간 길을 걸었다. 예상 외로 바람이 꽤 불었고, 그 속에 꽃가루들이 자유로운 유영을 즐기고 있었던 것 같다. 코 속으로, 입 속으로 몇 놈들이 불시착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햇살도 쨍쨍해서 눈이 꽤 자극을 받은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밤부터 코가 심상치 않고 목이 만나는 부분이 불편해 오더니 이내 콧물과 코막힘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그럭저럭 잠을 잘 자고는 아침부터 안과에 가서 눈 종합검사를 받고 낮에는 볼 일을 보고 들어왔다. 그런데 가뜩이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시작되려던 찰나에 눈 검사를 하면서 자극을 받은 것이 증상을 악화시킨 것 같다. 눈과 코, 목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럴 수가 있다고 한다. 더구나 어제도 햇빛이 굉장히 강해서 눈을 자극하니 눈 주위도 빨갛게 되고 코도 자극을 받아서 하염없이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다 코 안은 꽉 막혀 몹시 힘든 하루를 보내야 했다.

사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증상 자체도 괴롭지만, 그로 인해 숨쉬기가 답답해지고 일을 하는 데에 집중이 되지 않는 게 더 싫다. 특히 무언가 할 일이 많거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차에 갑자기 이런 불청객이 찾아 오면 아주 난감하고 불쾌하다. 정신이 언제나 한결같이 맑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멍한 내 상태는 참 답답할 뿐이다.

결국 계획한 일을 제대로 마치지도 못한 채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잠을 깨니 머리도 띵하고 몸이 좀 찝찝한 느낌이 들어 열을 재 보았더니 미열이 있다. 그래도 오히려 코는 나름 뚫리고 콧물도 많이 줄어 든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열이 좀 있으니 나름으로는 덜컹 걱정이 되어 아침 일찍부터 동네 가정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았다. 예상하던 대로 알레르기성 비염이 온데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목감기 기운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약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소염제가 들어 있어서 그런지 몸이 나른하고 소변 색도 진해졌다. 

다행인 것은, 코 사정도 많이 좋아지고 해서 일에 집중이 보다 수월해 진 것이다. 계획한 일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폭이 줄어들 뻔 한 위기를 어느 정도 잘 넘기고 있다는 생각이다. 매년 찾아 오는 불청객을 알면서도 못 막는 게 참 답답하고 아쉽긴 하지만, 또 별 탈 없이 잘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주말에는 조금 여유를 갖고 밀린 책도 읽고 쉬어가면서 컨디션을 회복해 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봄날 밤이 참 고요하기도 하다.

 

 

[ Featured Photo by Larm Rmah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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