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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같으면 인생의 마감에 대해 고민을 해야 했을 나이대인 4050. 오늘날 이 시기는 살아 온 만큼의 시간을 또 한 번 더 살아 내야 할 걱정, 아니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되었다. 기대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반해 은퇴 시점은 마냥 줄어들어 인생에서 안정된 직장을 다닐 수 있는 날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기만 하는 이상한 시대. 

하지만 어찌 하겠는가. 거대한 시대의 흐름에 의해 변화하는 시스템에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새롭게 주어지는 많은 시간을 새로운 또 하나의 삶의 기회로 삼아서 능동적으로 변화에 적응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 방법일 것이다.

이전과는 달라진 4050이 마주하는 현실. ‘일’과 관련된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 시대의 4050으로서는 열정과 희망, 용기 등과 같이 가져야 할 것들만큼이나 버려야 할 것들도 많다.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면 마음과 몸이 가벼워지고 산뜻해진다. 비워 낸 곳에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는 여유 또한 생긴다. 버릴 것들은 꼭 버려야 제 2의 삶을 새롭게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

자, 그럼 새로운 이 시대의 4050이 꼭 버려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1. ‘왕년’에 대한 기억과 자부심

화려하던 그 시절, 팔팔하다 못해 날라 다니던 과거 그 때는 한 마디로 전설이었다. 세상이 내 것이었고 무서운 것도 없었으며 힘이 지구를 뚫고도 남았다. 그 날들을 우리 모두는 잊을 수가 없다. 모두들 나를 우러러봤고 인정했기에, 나의 그 ‘왕년’을 지금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알려 줘야만 한다. 뭐,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가?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많은 은퇴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리만 성숙되면 ‘왕년’을 입에 달고 사신다. 
제발 꿈에서 깨시기 바란다. ‘왕년’은 과거에 사라진 흔적일 뿐이다. 전설은 기록에도 남지 않는 이야깃거리일 뿐이다. 타인들에게는 아무 관심거리도 아니고 먹힐 이야기도 아니다. 왕년을 들먹거리며 목에 힘을 주어봤자 다음날 담든 어깨에 힘만 들 뿐이다. 왕년을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미래보다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이며, 새로움보다는 구시대의 유물을, 창의보다는 습관을 좇게 된다. 
새로운 제 2의 인생을 진지하게 준비한다면, 과거가 어쨌든 다 잊고 새로움만 채워 넣으시기 바란다.


2. 자만심

사회생활을 이십, 삼십 년 경험하고 여러 위기도 극복해내 가면서 은퇴를 맞이하는 중년들의 마음 속에는 ‘자만심’이라는 암덩어리가 자라나 있는 경우가 많다. 자만심은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데 있어 전혀 이로울 게 없는 놈이다. 자만심은 근거 없는 고집과 불완전한 준비, 치명적인 실수 등을 낳기 마련이다. 자만심이 차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도, 공부를 하지도, 남의 말을 듣지도 않게 된다.
자만심은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매우 좋지 않은 인상을 줄 뿐 아니라 일을 그르치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쓰레기보다 못한 자만심은 지금 당장 비워내야 한다. 시대가 변하면 내가 배웠던 절대 가치도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린다. 중년 이후의 실패 원인에는 근거 없는 자만심이 그 원인일 경우가 많다.


3. 거만한 태도

거만한 태도를 통해 자신의 성과와 나이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소위 ‘꼰대’ 중년들이 의외로 참 많다. 특히 직장에서 꽤 높은 직위에서 오래 대접받으며 지냈던 사람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많은 듯하다. 물론 그럼에도 겸손하고 존경스러운 분들도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기 마련이다. 그들은 직장 내에서 하던 행동과 태도를 밖에서도 그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 직장에서 지나치게 오래 머무르는 것은 이렇게 때로는 정신적인 갈라파고스를 만들기도 한다.
자신보다 조금 어리다고 생각되거나 사회적인 위치가 아래라고 여겨지는 이들에게 거만하고 무례하게 구는 경우가 많다. 표정, 행동에서부터 그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에 다가가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도 않는다. 물론 젊은 친구들 중에도 태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이런 저능아들이 있다. 하지만 그건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다 칠 수도 있다. 철 들만큼 철 들었다는 4050은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거만함이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착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자신감은 당당함이지 거만이나 오만하고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진짜 자신감 있는 분들은 오히려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감정 조절에 노력을 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자신에 대한 수양이 잘 되어 있고 진정한 자신감이 내면에 충만하기 때문에 굳이 누구에게 억지로 인정받거나 남을 누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거만한 태도는 주변사람, 비즈니스 파트너, 고객들 모두를 떠나가게 만든다.


4. 고독 회피증

직장 생활을 오래 한 분들일수록 외로움에 익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동료, 상사, 협력사직원, 고객 등과 늘 접촉하면서 지내고, 심지어는 퇴근 후에도 자주 어울리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장을 떠나 직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대부분의 경우 가장 많이 변화하는 모습 중 하나가 바로 혼자 견뎌 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몇 사람들과 함께 스타트업이나 동업을 시작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혼자서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서 제 2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혼자 준비하고, 혼자 일하고, 혼자 식사하고, 혼자 뛰어 다녀야 하는 일들이 일상이 된다. 늘 함께 하는 데 익숙한 이들에게 이런 변화는 견뎌 내기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이러한 외로움에 익숙해 져야 한다. 클리셰적인 말 같지만, 고독을 즐기는 힘을 키워야 한다. 어차피 인생의 나머지 반은 홀로 가야 할 길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80 넘어서까지 안정된 직장을 보장해 준다고 공증을 서 주지 않는 한 즐겨야 할 일이다.


5. 공부 기피증

중년이 되면 눈도 침침해지고 인내심도 약해지는데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 들기 마련이다. 따라서 공부와는 담을 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자격증을 따기 위하는 등 특별한 동기 부여가 있는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 그래서 일 년에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인 것은 익히 잘 알려진 비극적인 통계다.
하지만 인생에서 정말로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하는 건 바로 이 때다. 그 이유는, 이 시기가 세상의 트렌드에서 뒤쳐지기 가장 쉬운 때여서 이를 따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실력에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더해서 각 개인 스스로의 가치를 팔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필요하던 수동적인 지식 주입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과 필요 하에 각자의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도록 포텐셜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


6. 늦었다는 후회

4050이 은퇴를 앞두고, 또는 은퇴를 한 후에 우울해 하거나 어깨가 축 쳐지는 이유 중 하나는, 나이 때문에 느끼는 자신감 상실이라고 한다. 아무리 기대 수명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평균 50이라는 나이는 사회적 인식의 측면에서나 개인적 감정의 측면에서나 그 중압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긍정적인 분이라도 그 나이에 대해서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아무래도 늦은 시기가 아닌가 하는 속내를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새로운 또 하나의 시작을 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면 그런 불안감과 비관적인 태도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마라톤 기록은 늘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시간이 누군가에 의해 깨지는 순간부터 그에 필적하는 기록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이는 어떤 한계가 실재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사람의 마음 속에 그은 선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현실적으로 볼 때 나이가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4050이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내 인생을 리뉴얼하기에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분명 현실적인 장애가 아닌, 마음 속에 그어 놓은 선에 불과하다. 굳이 링컨이나 할랜드샌더스와 같은, 역사적으로 나이의 한계를 초월한 인사들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 주위에는 많은 분들이 생의 반환점을 돈 이후에 새로운 성공의 삶을 행복하게 꾸려가고 있다. 2019년 대구 수성대 입학식의 신입생 대표 선서를 한 분은 놀랍게도 80대 할머니였다. 그 분 앞에서 한 숨 쉬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참 부끄러운 일 아닐까 생각한다.


7. 담배, 과음

흡연 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담배 연기 한 모금에서 휴식과 위안을 찾고 있다. 담배가 몸에는 좋지 않지만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소리도 들은 바 있다. 술도 마찬가지다. 회식과 술 소비량이 감소되는 추세이지만 과음하는 분들은 여전히 많고 직장인의 간은 급격히 노화를 겪고 있다. 
40대 중후반이 지나면 서서히 몸에 변화가 찾아 온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늦게 오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 장기들의 기능이 예전과 같지 않고 피곤이 쉽게 가시지도 않으며 면역력도 들쑥날쑥 말썽을 부린다. 문제는, 이렇게 변하는 몸 상태에 맞게 흡연과 음주를 조절하지 않으면 무리가 와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4050에게 인생 후반기의 삶을 산다는 건 모두가 기대 수명 근처까지 나름 건강을 잃지 않고 살아 낸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 과정 어디에선가 몸이 망가지거나 해서 버텨내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실 앞에서 버려야 할 것들을 몇 가지 말씀 드렸지만, 그 어느 것보다 당장 버려야 할 것은 바로 건강에 해로운 습관이다. 흡연과 과음 말고도 해로운 것이 많겠지만, 그리고 금연과 금주를 한다고 해서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보장이 백퍼센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담배를 피고 술을 많이 마시는 건 건강에 치명적으로 안 좋다는 의학적 증명이 있는 인자임에 틀림이 없다.
제 2의 인생을 행복하고 평탄하며 열정적으로 즐기려면, 지금 당장 금연, 절주를 단행하시기를 바란다.

 

 

 

[ Featured Photo by Paweł Czerwiński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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