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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특정 브랜드를 신뢰하고 선호하는 걸까? 이름이 좋아서일까? 로고가 예뻐서? 그것도 아니라면 대표가 멋져서일까? 뭐, 일부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은 부가적일 뿐이지 결코 핵심은 아니다. 무조건 애플 제품이라고 좋아하는, 소위 ‘애플빠’라고 부르는 이들은 과연 그저 먹다 만 사과 로고가 예뻐서 비싼 가격에도 그 제품들만 사용할까? 분명 그건 아닐 거다. 

대중들은 저마다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그 핵심적 이유는, 그 브랜드가 나에게 주는 ‘가치’가 유용함을 인정하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정도가 높고 그 가치의 진정성과 지속성을 신뢰하는 믿음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Loyalty)는 더욱 강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내게 주는 ‘가치’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실 이 ‘가치’라는 것만큼 복합적인 것도 없을 것 같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실재적이고 가시적인 효용성 측면에서의 가치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주행 성능, 전화기의 통화 품질, 맷돌의 분쇄 능력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치들은 브랜드의 가치라기 보다는 제품 자체가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기본 가치, 즉 일반 가치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끌도록 하기는 부족하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브랜드의 정의에 나오는 ‘독점적으로’라는 말이다. 독점적이라는 말은 ‘이 브랜드에만 있거나, 상대적으로 매우 강세에 있다’는 의미다. 즉, 브랜드는 ‘일반 가치’를 넘어서 그 브랜드만 제공하는 ‘독점적인 가치’를 가져야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된다는 말이다.

자동차의 주행 성능, 전화기의 통화 품질, 맷돌의 분쇄 능력 등은 제품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가치에 불과할 뿐이지 브랜드로서의 가치로서는 불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동류의 다른 제품이나 다른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 탁월한 주행성능은 물론 고객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컬러 옵션을 제공하는 자동차 브랜드, 전화기에 MP3 플레이어를 탑재한 최초의 휴대폰 브랜드, 강력한 모터를 장착해 한국 최고의 성능을 뽐내는 맷돌 브랜드. 그래도 이 정도면 기본 제공 가치 위에 꽤 괜찮은 가치가 더해진 것 같지 않은가? 물론, 이 가치들은 초반에는 독점적 지위를 갖겠지만 곧바로 추격자, 경쟁자들에 의해 복사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는 처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 이 브랜드가 포지셔닝이라는 사다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가 더욱 강력한 힘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핵심 가치를 고객들에게 꾸준히 제공하고 이를 홍보하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 가치가 자꾸 바뀌고 모호해지며 이내 버려진다면 브랜드는 구축되기도 전에 허공 너머 저 우주의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릴 것이다.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위의 설명은 퍼스널 브랜딩에도 정확히 해당되는 내용이다. ‘나’라는 브랜드는 그저 이름이나 얼굴만 알려서 되는 일은 아니다. 더불어, 동종 직종 경쟁자들 누구나 제공하는 기본적인 가치만 어필해서도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대중이나 목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남들과 차별화되어야 하고 또 기대보다 우수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강력한 독자적 퍼스널 브랜드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포지셔닝 될 수 있다. 물론 그저 그런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홍보 실력으로 주목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대부분 오래 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만족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마음은 꽤 만족스러운 브랜드 경험을 오래도록 일관되게 느껴야 비로소 한 구석에 그 브랜드를 담아 놓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경쟁자들과는 차별되며 더 우수한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처럼 완벽하게 독창적인 것은 애초에 없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보다 더 많은 개인 브랜드들 속에서 ‘나’라는 브랜드를 대중이나 잠재고객들에게 뚜렷하고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을 정도로 꽤 차별적인 나만의 장기와 메시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전문 영역에서의 깊이 있는 특화 전략이 될 수도 있고 부가적인 매력의 개발과 소구를 통한 인지강화 전략일 수도 있다. 탁월한 실력이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독특한 개인적 매력도 아주 강력한 도구 중 하나일 수 있다. 

 

개인적 매력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가치가 대부분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것들인데, 브랜드 가치에는 추상적이고 비가시적인 요소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브랜드의 디자인적 독특함, 특질적 느낌, 사회에의 공헌, 고객 서비스의 질 등이나 심지어는 기업 대표의 매력 등도 브랜드의 가치를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브랜드들은 로고 자체로도 소유자나 이용자의 자부심을 만족시키기도 한다. 물론 이는 1차적이라기보다는 2차적 가치로서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되어 대중에게 인정받은 것을 바탕으로 한 것들이기에 구분이 좀 필요하긴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도 고객들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역시 퍼스널 브랜딩에도 적용될 수 있다. 셀럽이라 불리는 유명인사들의 경우 비록 핵심가치는 그들이 하는 ‘일’이지만, 그 이에 더해 외모, 패션, 매력의 개발, 사회적 기여, 팬 서비스 등 다양한 가치를 계발하고 제공하는 것은 팬들이 그러한 것들에서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외형도 가치가 될 수 있음에 그들이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도 일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자, 내가 세상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 가치는 잠재고객들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질까? 다른 경쟁자들에게는 없거나 모자란, 그래서 누군가 나를 즐겨찾기 해 놓을 만큼 주목 받고 기억될 가치인가? 아마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되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이야기가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분명 고객들에게 나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들을 개발해 낼 수 있을 테니까말이다.

 

 

 

[ Photo by Pavel Fertikh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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