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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든, 퇴사 후 창업을 하든, 또는 조직 내에서 특기를 계발하든, 나만의 분야를 찾아야 한다. 전문 영역은 일품 요리와 비슷하다. 한 분야에서 뛰어나거나 차별화되는 것이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에도 매우 유리하다. 욕심이 많아서 굳이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봐야겠다면, 그건 어느 한 분야에서 탄탄한 자리를 구축한 후에 눈을 돌려도 늦지 않다. 일단 하나의 분야를 정해서 나를 그 시장에 알리고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 분야에서 '나'라는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에 포지셔닝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연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인가? 사실 이 문제는 적성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처럼 평생 해결이 힘든 난제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갓 졸업을 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에 시행착오에 대해 관대함을 바랄 처지도 아닌, 현역 경제활동인이나 은퇴자의 경우라면 더욱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세상에는 하고 많은 일, 무한한 분야가 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새로운 분야들이 생기고 사라진다. 그 많은 분야들을 모두 고려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어떤 기준을 갖고 영역을 추려 보는 일이 필요하다.

 

일단 나의 전문 분야를 찾는 일의 시작은 다음 세 가지 기준들을 고려해서 숙고하는 단계부터 시작하면 좋다.

첫째, 현실적인 조건이다.
돈이 되는 분야인지가 기준이다. 시장이 꽤 커서 경제적인 필요가 충족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둘째, 이상적인 조건이다.
하고 싶은 분야인지가 기준이다. 어려서부터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일, 즉 꿈과 희망에 중점을 둔다.

셋째, 경력 조건이다.
지금까지 해 왔고, 그래서 커리어가 구축되어 있는지가 기준이다. 지금 내가 해 온 일에 중점을 둔다.


이 세 가지 조건들 중에서 어느 조건이 가장 중요한가. 사실 세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또한, 한 조건을 선택해서 밀고 나가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현실적인 조건에 기준해 분야를 선택해도 돈을 벌기 힘든 경우도 있다. 또한 이상적인 조건을 따라도 막상 해보니 이게 아니더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력의 이점을 선택해도 치열한 경쟁 때문에 힘든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느 한 조건을 선택하지만 다른 조건들이 따라 오는 경우도 있다. 경력 조건을 최우선에 두었는데 시장이 탄탄한 경우이거나, 꿈에 그리던 분야이면서 경력을 최대한 살리거나 융합시킬 수 있는 경우 등이 그렇다. 

즉, 어떤 조건에 중점을 두든 간에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고민을 해 보면 분야가 상당히 좁혀 진다는 점이다. 더불어, 내가 직업과 일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왔는지 성찰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혹시라도 그것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태도를 바꿀 것인지 까지도 고민해 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만약 어떤 한 조건을 최대한 고려해서 선택한다 하더라도 다른 조건들을 전적으로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그 조건을 가장 우선에 둔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예를 들어 이상적인 조건을 기준으로 예술 분야를 하겠다고 해서 그것이 현실적인 조건을 완전히 배제한다거나 필연적으로 그런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이분법적인 생각이다. 한 가지 조건에 우선해 선택한 분야의 약점을 최대한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

 

참고로 나는 이상적인 조건을 기준으로 분야를 선택했다. 이러한 기준을 두고 고민하기 이전에는 내 분야를 찾는 것이 너무 추상적이고 희미했으며 갈등이 컸다. 하지만 하나의 기준을 정하니 분야가 놀라울 정도로 좁혀졌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이 작업은 내 갈등과 욕심을 버리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이내 결정이 쉬워졌고 넝쿨 같던 길들이 하나의 길만 남기고 사라졌다. 

내가 선택한 분야는 현실적인 조건의 충족도가 가장 낮고 그나마 경력 조건은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시장을 찾고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 조건을 최우선으로 한 것은 그런 자신감과 현실적인 계획, 가능성을 파악해서이다. 

이 기준으로 선택한 분야가 절대적인 것도 아니고, 처한 환경에 따라서는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 분야를 고르는 데 있어서 상당히 유용한 팁을 제공하는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 Photo by Glenn Carstens-Peters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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