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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을 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콘텐츠라고 지난 포스팅에서 말한 적이 있다. 콘텐츠라는 것이 오늘날에는 너무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라서 서로 생각하는 바가 같을 것이라고 모두 추정한다. 즉, 콘텐츠는 무얼 말하는 걸꺼야, 그리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 라는 식이다. 하지만 모든 소통에 있어서 생기는 큰 차이는 아주 사소한 틈에서 시작되기에 ‘콘텐츠’라는 것을 한 번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 보고 싶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가장 핵심적인 마케팅도 콘텐츠 마케팅이기에 이 작업은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분명히 영어다. 그러면 영어 철자는 어떻게 될까? ‘contents’가 맞을까? 아니다, ‘content’가 맞다. Cambridge Dictionary의 정의에 의하면 ‘contents’는 복수형으로서 책이나 어떤 내용을 차례로 묶은 목차를 뜻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목차의 항목들’을 집합적으로 가리킨다. 반면 ‘content’는 몇 가지 뜻을 갖는데, 우선 목차의 항목들 중 하나를 개별적으로 지칭한다. 두 번째는 비가산명사로서 글이나 영화, 연설 등에 담긴 아이디어나 내용을 의미한다. 세 번째도 있는데, 어떤 물질에 포함된 성분의 양을 말할 때도 쓰인다. 미국산 과자나 통조림 등에 지방이나 탄수화물 함량 표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미디어나 마케팅 분야에서 의도하는 정의는 분명 두 번째일 것이다. 따라서 영어로 옮길 때 절대 ‘contents’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ontent’라고 해야 맞다.

즉, 콘텐츠의 고향 이름을 존중한다면 ‘콘텐트’라고 정정해서 불러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는 언론계나 마케팅, IT 등 관련 업계 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이미 ‘콘텐츠’로 정착이 되어 있으니 그걸 굳이 바꿀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그럼 ‘content(콘텐츠)’를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Cambridge Dictionary의 정의는 이미 위에서 살펴 보았으니, 위키피디아를 한 번 보자.

 

“콘텐츠는 출판, 예술, 커뮤니케이션에서 최종 소비자나 청중을 향해 제작된 정보와 경험들을 의미한다. 콘텐츠는 '어떤 매체를 통해서 연설, 글, 또는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으로서 표현되는 무언가'이다. 콘텐츠는 인터넷, 영화, 텔레비전, 스마트폰, 오디오CD, 책, 전자책, 잡지 뿐 아니라 연설, 컨퍼런스, 공연 무대와 같은 생방송 이벤트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역시 기술이나 미디어의 발달 등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정의를 확인할 수 있다. 용어는 시대에 따라 의미가 확장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하기에 Cambridge Dictionary와 위키피디아 모두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외래어로 정착된 ‘콘텐츠’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국내에 정착된 배경까지 고려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콘텐츠는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하여 제공되는 각종 정보나 그 내용물을 말한다. 유무선 전기 통신망에서 사용하기 위하여 문자, 부호, 음성, 음향, 이미지, 영상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해 처리, 유통하는 각종 정보 또는 그 내용물을 통틀어 이른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콘텐츠를 디지털 네트워크 영역의 산물로 한정한다. 이는 국어의 측면에서 바라볼 때 외래어임에 분명하고 디지털 영역 이외에는 순우리말로 지칭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위를 한정 지은 것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콘텐츠’라는 말이 점점 더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조금 더 융통성 있는 정의도 가능할 것 같다.

 

결국 종합해 보면, 콘텐츠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인터넷, 영화, 텔레비전, 스마트폰, 오디오CD, 책, 전자책, 잡지 뿐 아니라 연설, 컨퍼런스, 공연 무대와 같은 생방송 이벤트 및 기타 형태의 매체(미디어)를 통해서 소비자나 청중들에게 제공되고 전달되는, 다양한 형식의 내용물들이다. 그 형식에는 글, 그림, 음악, 영상제작물, 음성제작물 및 그 외의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들이 포함된다.”

 

이렇게 정의하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말한 마셜 맥루한의 외침을 들며 이의를 제기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맥루한이 말한 메시지는 곧 콘텐츠를 의미하며 미디어와 동체임을 주장하는 데 반해 위 정의에서는 콘텐츠를 내용물에 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감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때에 따라서는 형식과 내용물을 통합해 사용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예를 들면, 책이나 오디오CD를 콘텐츠라고 말하기도 하고 듣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이해하지 않는가. 중요한 건 정의 자체가 아니라 정의에 의해 중심과 기준을 갖는 일이다. 

 

앞으로 다양하게 콘텐츠와 콘텐츠 마케팅이 퍼스널 브랜딩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

 

 

[ Featured Photo by Mohamed MAZOUZ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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