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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콘텐츠라는 건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이번에도 역시 고객이다. 어떤 종류의 콘텐츠이든  대중이나 표적 청중들이 관심을 갖고 소비해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즉, 그들의 눈에 띄고 마음에 들어야 한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콘텐츠들이 있다. 난감한 점은, 이 순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아마 잊혀지는 것들보다 태어나는 콘텐츠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이런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 내가 생산해 내는 콘텐츠들이 저 산더미 사이에서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마치 해운대 모래사장 속에서 내가 던진 한 알의 모래알을 찾게 만드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과연 가능할까?

광고비를 투자해 해변에 스크린을 설치한 다음 내 모래알의 위치를 알려 주고 보상을 제시하는 등 지극히 기업적이고 공격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다. 퍼스널 마케팅에서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최대 효용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차별화’다. 내가 만든 것을 자연스럽게 눈에 띄게 하고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저렴하며 효과적인 전략이다. 차별적이지 않은 콘텐츠는 광고를 집행하더라도 고객의 이목을 끌기 힘들다. 비슷한 색깔의 모래들 속에서 내 것은 유리처럼 투명하든 보라색으로 반짝거리든 굵기가 몇 배가 되든, 뭔가 달라야 ‘아, 이거 뭐지?’ 하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관심을 끌 수 있다.

차별화는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기본 중 하나다. 콘텐츠도 상품이라 할 수 있기에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콘텐츠만이 가진 특성을 고려해서 차별화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텐츠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개 범주의 차별화 포인트가 존재한다. 이를 기준으로 해서 고민해 보면 좋은 답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제 차별화 (관점의 차별화, 세분영역의 차별화)

주제는 전달하려고 하는 핵심 사상이나 관념이다. 한 마디로 ‘말 하려고 하는 바’가 주제다. 테마라고도 흔히 불린다. 이 글의 주제는 제목에 나와 있는 그대로다. 저 한 마디를 하려고 이 글자들을 써내려 가고 있다. 주제를 차별화한다는 것은 곧 말 하려는 바, 즉 전달하려는 생각이 독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의 독특함은 관점을 다르게 보는 데에서 나올 수 있다. 어떤 현상이나 이슈에 대해, 또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방법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독특하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선하고 짜릿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다들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 딴 것은 아무래도 좋다고 외친다면 일단 그에게 주목하고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들어볼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세분영역의 차별화이다. 포지셔닝에서 세분시장 나누는 것에 대해 알아 본 바 있다. 주제 자체를 해당 분야에서 새롭게 세분화하거나 아직 아무도 그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는 영역에서 뽑아 내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이나 콘텐츠 마케팅도 브랜딩과 마케팅 영역의 세분 영역이며 새롭게 연구되기 시작할 때에는 신선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영역은 이미 어느 정도 시장을 갖추고 있지만 마케팅에 뇌과학이 적용되는 분야는 더 신선하다.


소재 차별화

소재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들이다. 스포츠 마케팅을 설명하기 위해 축구를 다룬다면 그것이 소재다. 김민규 작가의 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소재는 야구, 팬클럽, 그리고 삼미슈퍼스타즈 구단 등이다. 주제는 비슷하더라도 소재가 다르면 차별화가 가능하다. 
위에 예를 든 소설을 참조해서 유사한 주제를 담되 축구 클럽이나 연예인을 소재로 삼는다면, 비록 테마는 유사하더라도 소재가 다른 독특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 각 소재마다 조건이나 환경, 등장인물이나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독자에게는 전혀 다른 감동을 줄 수도 있다. 삶의 공간에 대한 콘텐츠의 대부분이 단독주택이나 아파트에 대한 것일 때 옥탑방이나 고시원을 소재로 삼는다면 주목을 끌 가능성이 높아진다.


형식 차별화 (영역의 차별화)

콘텐츠의 차별화가 내용적인 면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형식 차별화가 더 주목을 끌기도 한다. 책의 경우 교재 형식 이외에는 출간된 적이 없는 내용을 만화나 소설 형식으로 꾸민다든지 페이지 구성을 독특하게 기획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인 서술형이 아니라 문답형으로 이야기를 풀어 내거나 그림을 함께 구성해 전개하는 등 다양한 면에서 형식적인 차별화가 가능하다. 영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흔히 TV에서 접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주제나 소재, 등장인물 등이 거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형식만 다르게 한 경우도 많다. 때로는, 회를 거듭하면서 그 형식에 의해서 내용 차별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1박2일’은 ‘무한도전’과 유사하게 다수의 연예인들이 게임과 오락을 진행하는 동류의 프로그램이지만 국내 곳곳을 찾아 하루 밤을 지내면서 다양한 미션들을 풀어 간다는 데에 차별화 포인트를 두고 있다. 또한 같은 리뷰 영상이라 하더라도 혼자 진행하는 방식과 두 명 이상이 대담 형식으로 풀어 가는 것 역시 형식 차별화로 볼 수 있다.


대상 차별화

시장 세분화, 표적시장 선정, 포지셔닝 등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S-T-P 작업 중에서 표적시장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에게 말할 것인가에 따라 내용, 톤과 매너, 핵심 메시지, 형식이 달라질 수 있고 심지어는 콘텐츠의 종류에 있어서 중심 축도 바뀔 수 있다. 즉, 대상을 바꾸면 다른 내용과 형식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같은 주제나 소재의 콘텐츠도 누구를 주요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꽤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사를 다룬다고 해 보자. 핵심으로 하는 청중이 성인 일반일 때와 10대 전후 어린이들일 때, 그리고 평생교육관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할 때에는 다루는 주요 사항들도 다를 것이고 각 내용에 대한 깊이와 전달하는 말의 톤 등 많은 부분이 상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뇌과학이나 해부학과 같은 전문 지식들을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 알기 쉽고 흥미롭게 풀어 내는 것은 대상 차별화로 인해 신선한 주목을 받는 효과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디자인 차별화

디자인 차별화는 넓게 보면 위에서 언급한 형식 차별화 중 한 요소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형식 차별화는 주로 내용 구성이나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법의 측면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디자인 차별화는 주로 눈에 보이는 외관에 관한 것이다. 책 표지 디자인, 재질, 모양, 크기, 색상, 활자체 등이나 영상 타이틀, 자막, 영상품질, 편집기법이나 모션그래픽 등을 들 수 있다. 디자인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디자인은 단지 외형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내용을 더욱 돋보이게 함으로써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좋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도 외관이 형편 없어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없다. 
같은 내용의 콘텐츠를 갖고 보다 전략적인 기획 하에 디자인을 리뉴얼해서 성공시킨 사례를 찾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펭귄 클래식 코리아에서 어린왕자, 피터팬 등 고전을 ‘마카롱 시리즈’라는 타이틀 하에 파스텔 톤 색상의 표지 디자인으로 새롭게 꾸며 발간해서 3천 부 이상의 판매 성과를 거둔 것은 좋은 예이다.

 

 

 

[ Photo by Randy Fath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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