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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는 무명인 사람도, 이미 유명한 사람도 인지도와 상기도를 높이고 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최고의 도구다. 콘텐츠는 광고보다 깊이 있는 호감과 신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가 생산해 낸 콘텐츠를 보면서 나에 대해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콘텐츠가 세상에 배포되는 순간은 곧 내가 세상에 선보이는 순간이다. 나중에 콘텐츠 이외의 여러 정보들을 통해 나에 대한 많은 사항들이 알려지기까지는 사람들은 오롯이 콘텐츠만으로 나를 엿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콘텐츠는 너무 중요하다. 만약 내가 만든 콘텐츠들이 수준이 낮거나 불만족스럽다면 대중이나 목표 청중들은 나를 그 정도로 평가할 것이다. 반면 그것이 매우 훌륭하고 기대한 바를 뛰어 넘는다면 그들은 나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매길 가능성이 높다. 물론 콘텐츠 하나에 대한 평가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차피 나의 브랜드 포텐셜은 비교적 장기간의 활동에서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투수의 방어율에 비유할 수 있다. 큰 실점의 경기 하나가 전체 평균 방어율을 깎아 먹는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 개발, 품질관리, 마케팅에 사활을 건다. 특히 신생기업의 경우 신제품 하나가 사업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결정하기에 죽을 힘을 다한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개인의 콘텐츠는 기업으로 치자면 제품이자 서비스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콘텐츠의 기획, 개발, 품질관리, 마케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에 모든 지적, 자본적 역량과 비전의 실현을 위한 열정을 모두 걸 듯, 개인도 콘텐츠에 커리어와 꿈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 결과는 내용의 깊이, 일관성, 신뢰도 등으로 청중들의 머리와 마음에 도달이 된다. 이는 퍼스널 브랜딩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수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그 중 하나는 ‘커리어를 담는 것’이다. 커리어는 단순히 경력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다. 경력은 서류 만능 사회의 기준을 바탕으로 회사의 입퇴사나 프로젝트 수행 등의 역사를 지칭하는 수준에서 지칭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커리어는 그런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사항과 함께 해당 영역에서 그 사람이 유형적, 무형적, 물질적, 정신적으로 축적해 온 모든 것들을 가리킨다. (물론 이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저마다 의미하는 바가 달라서 절대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커리어는 개인이 가진 역사와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독특하며 창의적이다. 다른 누구와도 똑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가치가 있다. 한 회사의 같은 부서에서 수십 년을 함께 일했어도 습득한 지식이 다르고 일 처리 방식이 틀리며 보는 태도나 관점이 같을 수 없다. 이것이 커리어의 특징이다. 그러한 차별적 특징이 콘텐츠에 담길수록 콘텐츠는 생명력이 넘치고 독보적이며 유용해진다. 

커리어에서 나온 콘텐츠는 그 경험담만으로도 청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동종 업계 종사자들이야 익숙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진기, 문유석, 정재민 작가는 같은 판사 출신이지만 저마다 다른 관점과 태도, 경험들을 책에 담아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응급의학과 의사인 이국종 교수와 남궁인 조교수, 김현종 부교수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른 대상을 향해 본 이야기들을 콘텐츠에 풀어 낸다. 즉, 커리어에서 나오는 콘텐츠는 분야나 집단의 것이 아닌 오로지 개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흡입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커리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어서 걱정인가? 그건 나의 생각뿐일 수 있다. 아르바이트 일 년에도 유용한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담겨 있는 보고(寶庫)를 꺼내 보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정말 커리어가 부족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열정을 쏟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앞으로 경험과 공부를 통해서 쌓아 가면서 콘텐츠를 개발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인가’라는 글에서 현실적 조건, 이상적 조건, 경력 조건 등 세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분야를 찾는 방법을 언급한 바 있다. 커리어는 과거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가는 미래 지향적인 개념이다. 

과연 내 커리어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끄집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풀어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내 커리어에서 무엇을 얻고 싶을까?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서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런 끊임 없는 고민들은 나의 퍼스널 브랜딩 축적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필수적이다.

 

 

[ Photo by Florencia Viadana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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