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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자리나 소수점까지 정확히 표현된 숫자보다 반올림이나 버림을 해서 어림수(예를 들면 10, 50, 100 등)로 표현된 숫자가 더욱 높은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심지어는 목표로 한 성과를 백분율로 표현할 때 51퍼센트를 50퍼센트로 나타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하게는 성과를 더 축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도전 수행자들은 성취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주립대학교 카슨 비즈니스 칼리지의 마케팅 부교수인 쿤터 구나스티(Kunter Gunasti) 팀은 최근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마케팅 레터스(Marketing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구나스티 교수에 따르면, 주로 십진수로 표현되는 어림수는 우리에게 완성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즉 한 자리 숫자나 소수점까지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심리는 어림수가 아니면 뭔가 조금 미완성된 느낌을 받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을 참고한다면 표시 단위를 바꿈으로써 보다 깔끔하고 완성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2파운드를 표시하는 것보다 거의 동일한 수치인 10킬로그램으로 표현하는 것이 보다 강력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구나스티 교수는 제임스 매디슨 대학교의 티무신 오즈칸(Timucin Ozcan) 교수와 함께 소비자 마케팅 캠페인에서 어림수 표시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실험을 했다. 대상자들에게 특정 목표를 설정해 준 다음 캠페인 진행 중간 중간에 달성치를 각각 정확한 숫자와 어림수로 표시해 전달해 주었다. 그 결과 어림수로 표현된 달성치에 대해 만족감을 더 높게 드러냈으며, 특히 목표가 많이 남았을 때 더 그런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은 마케팅적 수단으로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못된 판단을 유도 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어림수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또한 같은 값이라면 단위를 바꿔서라도 어림수로 표시할 수도 있다. 이는 가격을 표시할 때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왼쪽자릿수 효과와 함께 현실적인 ‘휴먼’으로서의 허점을 내어 주는 도구 중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관련해 구나스티 교수는 십진수 시스템의 노예가 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숫자는 누군가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기 때문에 어림수로 표현된 수치를 맹신하지 말라는 의미다. 제시된 값에 대해서 다른 단위로도 환상을 해보고 다양한 각도에 의해 주의 깊게 살펴 보면 표시 설계자에 의해 암묵적으로 강제된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 ]

Kunter Gunasti, Timucin Ozcan. The role of scale-induced round numbers and goal specificity on goal accomplishment perceptions. Marketing Letters, 2019; 30 (2)

 

 

[ Photo by Sean Thomas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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