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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시간으로 8일 오전 10시부터 애플 큐페르티노 본사에서 차세대 아이폰 운영체제인 iPhone OS 4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국내에서 지난해 말 출시되었던 아이폰 3GS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후 이에 이은 차세대 아이폰 4G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에 탑재될 차세대 운영체제에 대한 관심은 클 수 밖에 없겠습니다.

기존 아이폰 3GS의 기능 중 개선을 원하는 것들에 대한 희망사항도 각양각색이었고 이것들이 다음 세대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어 구현됨으로써 유저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과 루머도 엄청나게 쏟아졌었습니다.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을 해 줄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어제 발표회였기 때문에 미 전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Macrumors.com을 필두로 engadget.com 등 각종 테크 관련 매체 및 블로그들이 이 행사를 실시간으로 포스팅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전파했습니다. 저도 어제 밤에 관심있게 지켜 보면서 향후 나올 차세대 제품의 모습을 비교적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 행사는 실질적으로 일반 엔드유저보다는 개발자들을 메인 타겟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일반 유저들이 알 필요가 없는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운영체제 자체가 엔드유저로서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인터페이스나 사용경험의 대부분이므로 전반적으로 볼 때 새 운영체제의 모습에 대한 이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과연 이번에 베일을 벗은 차세대 운영체제 아이폰 OS 4의 새로운 기능은 무엇일까요?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의 새로운 기능들이 무려 10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100가지 중에는 실제 유저들이 체감할 수 없는 것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고 개발자 대상의 기능들이 상당 부분일 겁니다) 그 중에는 플레이리스트 생성, 카메라의 5배 디지털 줌 기능, 비디오 줌 기능, 기프트 어플, 지오태깅, 바탕화면 변경,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 가능, 맞춤법 검사 기능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주요하고 획기적인 것 7가지를 추려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관심과 기대를 가졌던 것들의 포함 유무가 이 7가지에서 모두 가려집니다. 그럼 한가지씩 살펴보도록 하죠.



아마 애플이나 스티브잡스도 멀티태스킹에 대한 많은 유저들의 희망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7가지 새로운 주요 기능 중 제일 처음으로 멀티태스킹을 발표했습니다.
스티브잡스는 관련 발표를 하면서 이 기능은 진작 구현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고 이를 구현함에 있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과다 소모, 실행어플 기능 저하 등 다양한 문제점들로 인한 효율성 최적화를 희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채택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이제 그러한 문제를 신기술과 새로운 UI를 적용함으로써 완벽히 해결해 냄으로써 차세대에 멀티태스킹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멀티태스킹의 구현 방식은 간단합니다. 홈버튼을 두 번 연속해서 누르면 '멀티태스킹 독(DOCK)'이라고 하는 바형태의 스크롤이 스크린 하단에 생성됩니다. 여기에 실행중인 어플들이 표시되고 이 바를 스크롤해가면서 원하는 어플들을 눌러 화면에 나타낼 수 있습니다. 즉, 이 멀티태스킹 독이 윈도우로 치면 하단의 작업표시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화면에 붉은 사각형 안에 나타나 있는 것이 바로 멀티태스킹 독입니다.
 

     < 사진 출처 : engadget.com >

애플은 이의 구현을 위해 개발자들을 위한 7개의 멀티태스킹 API를 발표했습니다. 이 개선된 서비스들을 이용하면 개발자들이 멀티태스킹의 구현이 가능한 기능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기존 유저들은 물론 향후 아이폰 구매 희망자들이 원하던 1순위 희망사항이 실현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만족스럽게 구현될지는 손에 쥐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긍정적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두번째는 폴더 기능입니다. 이는 예상치 못했던(누군가에 의해 예상되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기능인데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여러개의 어플들을 하나의 폴더에 집어 넣어 관리하는 기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현재 아이폰에는 한 개의 어플들이 하나의 공간을 차지하고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용하는 어플들이 많아지면서 페이지수가 너무 많아지게 되고 찾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이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많은 어플들을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폴더별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게임 어플들끼리, SNS 어플들끼리, 메시징 어플들끼리 묶어서 폴더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폴더를 만드는 것도 간단합니다. 묶기를 원하는 어플을 꾹 눌러서 어플들이 흔들리는 화면 상태가 되면 한 어플을 같이 묶으려는 다른 어플 위로 가져다 놓으면 폴더가 생성됩니다. 폴더 이름이 임의적으로 생성되지만 유저가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drag & drop UI'라고 합니다.

   < 사진출처 : engadget.com >

이러한 폴더 기능을 이용함으로써 기존에 최대 180개의 어플밖에 수용하지 못했던 것을 무려 2,000개의 어플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어플들의 관리는 물론 수용 능력에도 큰 향상을 이루어 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니파이드 인박스(Unified Inbox:모든 이메일을 한 박스에 담음), Exchange 복수 계정 생성 가능, 신속한 Inbox 전환 기능, 쓰레드 형태의 뷰, 오픈 어태치먼트(Open Attachment) 등, 아이폰 내에서의 이메일 사용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했습니다.

 < 사진출처 : engadget.com >



이 부분은 이미 아이패드에 채용되어 있는 것입니다. 무선 동기화로 아이북을 통해 다양한 책들을 다운받아 언제라도 아이폰에서 이 책들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저도 이동중에 아이폰으로 책을 읽곤 합니다. 비록 스크린이 작고 빛이 반사되서 눈에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장시간 지속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에 비춰 볼 때 좀 더 다양한 책들을 편리하게 구매 또는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출처 : engadget.com >



아이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을 위해 그동안 취약점으로 여겨져 왔던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을 향상시켰다고 합니다. 특히 보안과 운영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데 이에는 이메일 암호화, 어플 내부 암호화를 위한 API 제공, 무선 어플 설치, SSL VPN 지원,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 익스체인지 복수 계정 허용 등입니다.


 
아이폰 유저들이 이동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이북 다음으로 바로 이 게임입니다. 애플은 이 점을 간과하지 않고 보다 다양하고 많은 게임들을 아이폰용으로 특화되도록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해 게임 센터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친구 초대 기능, 매치메이킹, 리더보드 운영 등을 활성화함으로써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PSP가 2,477종, 닌텐도 DS가 4,321개의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아이폰은 50,700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하면서 향후 모바일 게임에 있어서 넘버원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 사진출처 : engadget.com >



사실 이번 발표에서 멀티태스킹 다음으로 제 관심을 끈 것이 바로 요녀석입니다. 제가 광고쟁이 출신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전혀 뜻밖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오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는 당연한 수순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폰 유저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상황에서 이를 통한 광고홍보 역할과 그 효과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을 겁니다. 인터넷과 함께 발전한 것이 곧 웹 광고였다는 것을 보면 비슷한 흐름의 메카니즘이 적용될 수 있음이 추측 가능합니다.

아이애드는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서 제공하는 광고 서비스 형식입니다. 인터넷 상에서야 검색 포털이나 트래픽 높은 사이트에서 돈을 받고 주요 위치에 해당 컨텐츠로의 링크를 노출 시키면 됬지만 아이폰 같은 경우는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애플에서는 그러한 광고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어플 내에 마련하겠다는 것입니다.

스티브잡스는 아이애드를 기존의 온라인이나 모바일 광고와 차별을 두었다고 합니다. 즉, 기존에는 해당 광고를 클릭 또는 터치하면 현재 있는 화면이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됨으로써 유저들로 하여금 귀차니즘과 황당함으로 유발, 이를 기피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아이애드는 이미 아이폰 OS 속에 내장되어 있고 어플 내에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전혀 다른 곳으로 이동되지 않고 바로 그 어플 내에서 실행됨으로써 기존의 광고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광고 형태나 내용이 어플 형태로 제작됨으로써 광고 자체가 다른 하나의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게 되어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말합니다.

스티브잡스는 이 자리에서 토이스토리3 광고를 시연해 보였습니다. 실제 어플 실행 도중 간단히 실행되는 형태였고 단지 무의미한 내용이나 형식이 아닌, 또 하나의 게임 어플이 실행되는 형식이었습니다.

< 사진출처 : engadget.com >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유저들은 1인당 평균 하루 30분 동안 어플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아이애드를 통해서는 3분 당 1개의 광고 노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결국 1인당 10개의 광고가 노출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이폰 유저수를 대입해 보면 하루 10억 이상의 임프레션이 가능하다는 수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를 계획하게 된 것은 아이폰 인기 어플의 상당수가 무료 어플들이며 결국 이들은 노력을 통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주기 위해 고안했다는 설명입니다. 즉, 광고수입을 애플과 개발자가 각각 40 대 60으로 가져가는 형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광고들 역시 어플들과 마찬가지로 애플에 승인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 OS에 임베딩되어 어플들과 함께 실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애플이 아이폰 내의 모든 광고에 대한 광고집행권 및 매체대행권을 갖게 됩니다. 즉, 아이폰은 어플, 컨텐츠에 이어 광고 유통권도 획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고 이를 통해 막대한 권리는 물론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에 별도의 포스팅을 기획해 보려고 합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아이폰 OS 4가 드디어 베일을 벗고 상세한 모습을 우리 앞에 드러냈습니다. 설왕설래하던 언론이나 유저들의 예측이나 기대들의 틀리고 맞음이 현실화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아무래도 멀티태스킹의 실현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의외의 복병은 제가 생각하기엔 아이애드이며, 뜻하지 않은 수확은 폴더기능이라는 생각입니다.
반면 역시 예상대로 플래시지원은 제외되었고(발표 후 질문 시간에 나온 이에 대한 물음에 대해 단호하게 계획이 없다고 잡스가 말했습니다), 전면 카메라 부착과 같은 것은 하드웨어적인 문제이니까 기기 발표회때나 답이 나올 듯 합니다.

이 자리에서 잡스는 아이폰 OS 4 가 장착된 차세대 아이폰4 는 올 여름 중, 그리고 역시 이 운영체제가 장착된 아이패드는 가을 쯤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관심 잠재 유저님들께서는 아이폰 OS 4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시고 따져 보신 후 구매 결정의 향방을 가늠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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