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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via flickr by Alfonesator]


소셜 미디어가 사회 전반에 강력한 소통의 장으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대기업을 필두로 이를 고객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나름 이용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성 매스 미디어 세력과 동거동락을 함께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인 정보의 습득만을 강요해 왔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변화된 소통의 장 속으로 들어 오기 위해 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해 있는 이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융통성있게 새로운 흐름에 녹아 들 수 있을 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업이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하여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시도에 있어서 가장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 이를 통하여 단기간에 수치적인 효과를 얻어 내려 한다거나 일방적인 정보나 광고의 전달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는 쌍방향의 소통이며, 갑을의 관계가 아닌 똑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동참하고 녹아드는 동질적인 관계 형성에 그 가치와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이러한 기본 태도와 관념을 망각하고 접근을 한다면 오히려 호된 역풍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소비자들과 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우선 기존의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했던 구시대적인 자세를 완전히 버려야 합니다. 과거에 있어서 가장 큰 커뮤니케이션의 장이란 것이 고작해야 광고나 프레스릴리즈였습니다. 소비자보호실과 같은 대고객 창구가 제대로 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수행해 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결국 매일 소비자 상대로 해댄 커뮤니케이션은 가히 가공할만한 정도의 일방적인 쇄뇌에 가까웠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러한 한심한 소통의 자세를 일단 버리면 그 다음은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그러한 마음가짐을 버렸다고 맹세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 다음은 소비자와 동등한 위치에 서는 일입니다. 쌍방향 소통은 방법일 뿐 컨텐츠는 아닙니다. 쌍방향 소통을 하기 위한 내용은 소셜 네트워크 속의 하나가 되어야 만들어 집니다. 두산의 박용만 회장은 트위터 유저입니다. 그는 절대 트위터에 대고 본인 회사 제품 홍보나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그저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나눌 수 있는 정보를 가리지 않고 공유합니다. 네트워크 속으로 진심으로 풍덩 빠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팔로워들은 두산에 대해 좋아졌으면 좋아졌지 더 나쁜 이미지를 갖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하나의 점이 되었다면 이제 무수한 위대한 존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꺼리'가 있어야 합니다. 기업 내에 수없이 존재하고 있는 광고와 홍보 꺼리는 잊는 게 낫습니다. 그건 기존에 하던 대로 매스미디어에 돈 처들여 가면서 하면 됩니다.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은 내가 진정으로 네트워크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즐거움을 줄 수 있고 혜택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알아내야 하는 일입니다. 무언가 얻어낼 생각일랑 접으시고 주고 뿌릴 수 있는 것 부터 찾아야 합니다. 그러한 정보들은 대부분 제품에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 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덤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예로 세스코라는 방역업체 회사는 기업 홈페이지 고객게시판을 통해서 방역이나 살충에 관련된 문의만 답을 한 게 아니라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연애상담까지 성의있고 아주 재치있게 답을 해서 유명세를 타고 기업 이미지의 업그레이드에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의 입장이나 자세가 아닌 똑같은 소통의 한 구성원의 또 한 사람으로서 자세를 갖추고 내가 가진 것 중 다른 구성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주저없이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열린 마음에는 닫혀 있던 길도 열리게 마련입니다. 분유 업체라면 분유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는 기본이고 그 분유를 사용하고 계시는 부모들이 필요로 하는 다방면의 정보를 찾아내 공유하세요. 심지어는 분유 사용의 부정적인 면도 있다면 솔직하게 공유하세요. 인정할 건 인정하고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진심이 담긴 도움 정보를 제공하면 됩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영역 내에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가감없이 제공하고 재미있는 가십들이 있다면 그것들도 제공하고 직접적인 판매와 전혀 관련이 없더라도 답을 원하는 질문이나 도움 요청이 있다면 그에 대한 도움도 제공하십시오. 기존 미디어 역사상 언제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가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시대가 있었던가요.

이제 다 됐습니다. 할 일은 이로써 끝났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일부 마케팅 담당자들은 효과 측정이니 ROI니 하면서 대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할 일은 끝입니다.
블로그의 일일 방문자수, 유입경로, 유입키워드, 트위터의 팔로워 수, 멘션 수, 리트윗 수. 물론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위의 기본 내용을 충실하게 지켜서 진행시킨다면 자질구레한 수치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될 만큼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입니다. 수치는 참고자료로서는 가치가 있을 지 몰라도 그 하나하나의 의미와 질적인 계량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수치 놀음에 빠지지 마십시오.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대전제는 지금 밖에 나가서 바로 물건 팔아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건 영업이 하면 됩니다. 혼동하다가는 둘 다 망합니다.
단, 조금 전의 그 수치들은 기업이 과연 소통을 잘 하고 있는지, 고객들과의 네트워크 바다에 하수도 국물을 흘리고 있는 건 아닌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므로 늘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트위터 하러 가야겠네요. 어느 기업에선가 이벤트 내용 무한 리트윗하면 4만원 짜리 상품권 한 장 공짜로 준다네요. 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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