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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via flickr by respress ]

요즘 소셜 미디어의 흐름을 의식한 탓인지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소비자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트위플(트위터 유저)들도 트위터를 통한 기업 참여에 대해 기존의 '순수한 물을 흐리는 것에 대한 강력한 반대'에서 다소 유화적이고 유통성 있는 태도로 변화하기 시작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의 특성과 본질에 대한 최대한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들과의 진실된 소통에서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그 의도 못지 않게 적절한 방법 내지는 일종의 규칙 또한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내용이 알맞은 형식과 만날 때 그 효과는 최선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이 트위터를 통하여 소비자와 소통할 때 하지 말아야 할 것 10가지를 추려 보았습니다. 미국의 유명 소셜 미디어 블로깅 사이트인 마셔블닷컴도 참조를 하는 한 편 실제 현재 국내에서 트위터를 개설 중인 기업들의 트위터를 살펴 보면서 간추린 것들입니다.

1. 팔로워의 시간낭비를 유도하지 말 것
트위터의 타임라인은 말 그대로 소중한 시간입니다. 기업이 트위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할 것은 유용한 정보나 혜택이지 하등에 관계가 없는 광고나 일방적인 자랑거리들이 아닙니다. 회사 주주나 기업체 관계자들이나 관심 있어할 법한 내용들, 프레스릴리즈, 대표자 메시지, 홍보기사 등을 링크시키는 멘션은 절대 하지 마시길.

2. 속어를 남발하거나 맞춤법을 무시하는 트윗은 하지 말 것
이 계정이 한 기업이나 브랜드를 대표한다는 사실 쯤은 이미 팔로워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친근한 표현이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지나치게 속어를 남발하거나 맞춤법을 무시하는 멘션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기업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3. 트위터 담당자 개인의 사적인 선을 넘지 말 것
실시간으로 트위플들과 대화를 주고 받다 보면 때로는 기업의 소통 담당자 역할을 넘어서 상당히 사적인 범위로까지 주제가 이어질 경우가 있습니다. 라이브 소통의 창구가 아닌 홈페이지나 블로그와 달리 트위터는 거의 실시간의 대화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종의 '선'에 대한 개념이나 조절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정은 기업이나 브랜드를 대표하는 것이고 담당자는 단지 그 뒤에서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식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를 망각하면 자칫 기업이 필요한 소통이나 잠재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나 혜택의 제공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있습니다. (두산의 박용만 회장 개인 트위터와 두산그룹의 트위터와의 차이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가능하시겠지요)

4. 질문이나 요청에는 최대한 신속하게 답장을 할 것
어떠한 질문이나 요청, 또는 도움을 청했을 때 상대방에게 최대한 빨리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본성입니다. 더불어 메일이나 게시판도 아니고 실시간의 특성을 자랑하는 트위터인 경우에는 그 기대치가 더욱 높은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트위터 담당자가 로봇이나 컴퓨터도 아닌데 모든 질문에 바로바로 답할 수 없다는 것 쯤은 대부분의 팔로워들은 알고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적어도 1시간(물론 밤에는 예외겠지만요), 늦어도 2~3시간 내에는 답변을 요하는 모든 트윗들에 답장을 완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휴일을 최대한 갖지 말 것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럼 트위터 담당자는 잠도 않자고 쉬지도 말라는 거냐?'라고 발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은 각자가 알아서 찾아야 할 듯 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의 참여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희생과 정성이 동반되어야 함을 인식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단, 여기서 휴일을 갖지 말라는 이야기는 휴일에도 가능하면 최대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뜻입니다. 어차피 트위터는 온라인 뿐 아니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디서나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휴일에도 잠깐동안씩이라도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기업 트위터 타임라인을 오늘 보니 어제 공휴일인 탓인지 가장 최근 트윗이 2일 전으로 되어 있더군요. 사정이야 어떻든 교감과 대화의 끈이 그렇게 느슨해 보이고 단절의 시간이 그렇게 커 보일 수 없었습니다. 소통은 끈기와 정성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 이를 위해서는 희생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6. 일방적으로 지저귀지 말 것, 말 하는 것 이상으로 들을 것
소통은 대화의 형식을 따릅니다. 대화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기업이 소비자를 상대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야 말할 때에도 기업의 입장이나 이익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함께 생각을 나누어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결국엔 기업도 가치있는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위플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정보, 그리고 원하는 질문에 대한 해결책, 이 두가지에 포함되지 않는 말은 제발 자제하시기를.

7. 기업, 브랜드, 제품, 아이디를 멘션한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을 잊지 말 것
고마운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면서도 받는 이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멘션을 검색해 보면 우리 기업, 브랜드, 제품, 아이디는 물론 여러 행사 멘션을 리트윗해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즉시는 아니더라도 꼭 고마움을 답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러려니 지나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의외의 일에 즐거운 기분을 느끼고 호감의 마음을 갖기 시작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8. 부정적 언급이나 직접적 비난을 하는 분들에게 비난을 하거나 오해를 살만한 언급은 하지 말 것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없듯 우리 기업에 좋은 감정보다는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우리 기업이나 제품에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부정적 언급이나 신랄한 비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트위터의 특성상 많은 이들에게 동시에 멘션이 보여지고 따라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조급하게 직접 대응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그 일방적 비난이나 언급이 무한 대화의 형식으로 확대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잠깐 지나가고 마는 소나기를 길고 긴 장마로 만들어 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차라리 무시하는 것이 낫습니다. 대답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명확하고 자신감있되 예의있고 부드럽게 응답을 하며, 심각하고 악랄한 의도가 다분한 루머일 경우에는 신속하게 윗선에 보고하고 협의한 후에 정확한 사실과 진실에 근거해 해명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단, 만약 오해나 근거 없는 내용이 아니라 확실히 잘못한 일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진심의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무시하거나 숨기거나 변명을 남발한다면 예상하기도 힘든 역풍을 맞고 회생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9. 팔로워 확보에만 집중하지 말 것
기업들의 트위터를 보면 팔로워는 많은데 기업이 팔로윙하는 수는 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팔로윙이 많아지면 실제 기업들과 관계가 있는 멘션이나 팔로워들에 대한 관리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이는 관련 멘션 검색을 통해서 충분히 관리가 되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트위터의 본질이 소통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기업과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효용성이 있는 다양한 대화와 정보들, 그로 인한 우리의 고객들이 원하고 생각하고 즐기는 바에 대한 통찰의 길을 스스로 막아 버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팔로윙을 시도하고 듣기를 시도해야 진정한 소통의 한 가운데 서서 소셜 네트워크 속의 하나의 점이 될 수 있습니다.

10. 무조건 시작하지 말 것
모든 기업과 브랜드, 제품들이 동일한 시장, 동일한 타겟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열린 소통이라 하더라도 전혀 생각이 맞지 않거나 관심사가 너무 다른 이들과는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함께 하기 힘든 법입니다. 즉 나눌 꺼리가 있는 곳에서 소통은 그 효과나 친근감이 최대가 됩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트위터를 하는 분들은 (아직까지는) 연령층이나 직종 등의 분포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나 브랜드가 소통하려 하는 분들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타겟이 전혀 트위터나 소셜미디어와는 아직 관계가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면 굳이 트위터를 당장 시도할 필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10가지는 기업 트위터의 기법에 속하는 것들이지만 그 하나하나 자체가 소통의 본질에 근거를 둔 방법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트위터를 광고나 웹사이트와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흔히 댓글의 선상에서 놓고 해석하려 해도 안됩니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미 주객이라는 구시대적인 릴레이션십의 구조는 소멸되었습니다. 기업은 트위터를 시작할 때 반드시 이러한 대전제를 인식하고 충분히 동기화된 상태에서, 기업 자신도 트위플 속의 동일한 또 하나의 트위플이라는 철저한 자각을 바탕으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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