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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via flickr by karto gimeno ]

인터넷이 등장한 이래로 수많은 기업들이 온라인상에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웹사이트를 개설해 왔습니다. 하지만 십수년이 흐른 지금 그 중 상당수의 웹사이트가 존재는 하고 있으되 생명력은 거의 멈추다시피 한 상태로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는 상태로 버려져 있습니다. 그 누가 찾아오지도 않고, 찾기도 힘들며, 변화조차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두드려봐도 대답도 없는, 더 이상 숨쉬지 않는 웹사이트. 업데이트의 명맥만 유지할 뿐 그 어떤 역동적인 느낌이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그야말로 온라인상의 무뚝뚝한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언제부턴가 수많은 기업의 웹사이트들은 이렇게 그저 '회사가 여기 있소, 우리도 웹사이트 정도는 갖고 있소, 대충 우리가 어떤 기업인지 둘러 보고 가슈' 정도로 대자보보다도 못한 홍보용 온라인 찌라시의 정체성으로 포지셔닝되어 왔습니다.

이렇듯 아사 상태 직전에 놓인 수많은 기업 웹사이트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기존의 온라인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뒤집어 놓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의 힘과 역량이 기업 웹사이트에 통합되기 시작하면서 꺼져 가던 생명을 되살릴 희망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기술들을 기업 웹사이트에 통합시킬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들어주지도 않는 말만 무한반복하는 로봇과 같은 웹사이트가 아닌, 살아있는 대화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숨쉬는 웹사이트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의 저 구석배기에 처박혀서 찾아가기도 힘들고 가봐야 놀 것도 없고 이용하기도 힘들었던 이름없는 성채가 아닌, 이제 소셜 네트워크가 선물하는 온라인 및 모바일 상의 유비쿼터스 세상 한 가운데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명한 디지털 전략 애널리스트인 제레미 오양은 Gilbane CMS 컨퍼런스에서 키노트를 이용하여 '기업 웹사이트(기업이 운영하는 커머스 사이트도 포함)가 기존의 정체를 벗어나 소셜 네트워크의 원조를 받아 향후 극적으로 재활해 진화하는 과정'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소개된 기업 웹사이트의 진화 단계는 소셜 네트워킹 테크놀러지의 통합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업 웹사이트는 소셜 네트워킹과의 연계와 통합을 통해서 보다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사용경험을 유저들에게 제공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잠재고객과 소비자들의 이용을 유도해 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사회적 기여 또한 가능하게 합니다. 이 단계들은 향후 대부분의 기업 웹사이트들이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가는 흐름인 동시에 전략적으로 각 기업들이 웹사이트에 적용을 시켜야 할 일종의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이나 포스퀘어 등의 저변이 확대되어 있지도 않고 미니홈피 등도 이러한 개방형 소셜 네트워크의 패러다임에서 상당부분 빗겨 나가 있는 터라 국내의 상황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분명 이러한 과정이 웹 1.0 시대의 산물로 흉물스럽게 산재해 있는 국내의 수많은 기업 웹사이트들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통찰과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될 뿐 아니라 향후 탄생하고 발전하게 될 국내의 SNS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 해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 봅니다.


1단계 - 소셜 네트워크와의 연계가 전혀 없는 단계

어떠한 소셜 네트워크와도 연계나 관련이 전혀 개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의 웹사이트입니다. 회사, 브랜드, 제품 등에 대한 소개나 간략한 문의 정도를 통한 1차원적인 고객 접점의 상태로서 실제 소비자, 잠재고객과의 어떠한 밀도있는 교류도 찾아보기 힘든 고지형 사이트입니다. 이 경우 비록 열정적인 고객들이 자체적으로 트위터나 기타 소셜 네트워킹 상에 팬 페이지를 개설해 놓더라도 그와의 어떠한 연계도 찾아보기 힘든 상태로 머물러 있는 단계입니다.

2단계 - 단지 소셜 네트워크로의 링크만 연결해 놓은 단계

전략적인 차원이 아닌, 단지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의식적인 차원에서 웹사이트 내 일정 위치에 SNS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링크만 장착해 놓은 단계입니다. 이 링크를 누르면 해당 기업 웹사이트로부터 완전히 빠져 나와 연결된 SNS로 이동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소비자와의 교류가 차단되어 버리는 아주 원시적이고 무계획적인 상황이 발생되어 버립니다. 비록 소셜 네트워킹 채널과의 루트는 향상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기업 웹사이트와 직접 연관이 있는 고객혜택 서비스 제공이나 의미있는 트래픽 유입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3단계 - 소셜 네트워크로의 링크 연결과 동시에 주위의 동료, 친구들과의 공유를 독려하는 단계

트위터의 리트윗 버튼이나 페이스북의 라이크 버튼 등과 같이 소비자나 잠재고객들의 소셜 네트워크 상의 동료나 친구들에게 기업, 제품, 서비스 등의 존재와 정보를 전파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기업 웹사이트 내에 장치를 마련해 놓은 단계입니다. 비록 전단계에 비해서 소셜 파급력은 다소 기대할 만 하지만 실제 이를 통한 공유의 확산 효과를 확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경우도 연결된 SNS 상으로 빠져 나가 버리기 때문에 웹사이트 내에서의 지속적인 교류가 바로 단절되어 버리는 부작용은 전단계와 동일한 취약점으로 존재합니다.


4단계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내에 독자적인 계정을 개설 (웹사이트와의 연동은 이루어지지 않음)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직접 기업이나 브랜드 또는 제품의 계정을 독자적으로 개설함으로써 소셜 네트워크 채널에 직접 참여를 하는 단계입니다. 기존의 기업 웹사이트보다 이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서 더욱 활발한 대화와 고객 소통이 이루어짐으로써 역할을 대체하는 듯한 상황을 형성합니다. 굳이 기업 웹사이트로 방문하지 않아도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기업과 대화를 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는 있지만 기업 웹사이트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과 독자적인 창구로서의 기능이 완전이 배제되는 한편 SNS만에의 의존 상황이 강화될 수 있다는 무시할 수 없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5단계 - 기업 웹사이트에 소셜 네트워킹 스페이스를 통합시키는 단계

기업 계정 트위터의 타임라인, 블로그의 화제 댓글, 커뮤니티 상의 대화 내용 등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이루어지는 교류 컨텐츠들을 직접 기업 웹사이트에 통합시켜 노출시키는 단계입니다. 기업과 연계된 각종 소셜 네트워크 상의 대화와 교류 내용들이 웹사이트로 통합, 집중됨으로써 거의 비용이 들이지 않고도 유용하고도 살아 숨쉬는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기업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소비자나 잠재고객에게 가치있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보여지는 컨텐츠나 대화를 컨트롤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역시 외부 SNS로 벗어나 버림으로써 어쩔 수 없는 지속성의 단절이라는 약점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여기서 보여지는 대화나 교류의 내용은 외부의 다른 SNS 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의 디스플레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기업 웹사이트 상에서는 상호작용의 잇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6단계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커넥팅 기능을 통합시키는 단계

SNS의 커넥트 기능을 기업 웹사이트에 직접 연동시킴으로써, 방문한 소비자나 잠재고객들이 기업 웹사이트의 아이디 계정이 아닌 자신들이 가입되어 있는 SNS의 계정을 통해 바로 로그인한 후 웹사이트 내에 그대로 머무른 상태에서 각종 정보들이나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전파, 공유,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입니다. 각 기업 웹사이트에 별개로 계정을 등록하는 번거로움이나 수고 없이도 다양한 방문자들의 트래픽을 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정보나 서비스들이 쉽게 소셜 네트워크 상으로 전파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잇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유의 고객 정보를 독자적으로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7단계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커넥팅 기능 + 다양한 공유 및 전파 시스템을 통합 시키는 단계

6단계에서 나아가 계정 연동 뿐 아니라 SNS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공유, 알림, 전파 등 바이럴 기능들을 웹사이트 내 곳곳의 컨텐츠에 통합시키는 단계입니다. 방문자가 기업 웹사이트에서 굳이 각각의 SNS 공간으로의 이동 없이도 그에 상응하는 기능들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으며 이를 통해서 기업이 제공하는 각종 정보와 컨텐츠, 대화들을 친구, 동료, 네트워크 구성원들과 나누고 그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로의 진화를 위해서는 철저한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며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의 도입 및 진취적인 내부 의견 통합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8단계 - 소셜 네트워크와의 완벽히 통합되는 단계

URL을 제외한 모든 경험이 소셜 네트워크와 공유되는 단계입니다.
소비자, 잠재고객, 기업 구성원들이 함께 섞여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구성원들을 끌어 모으고 바이럴 액션을 전개함으로써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형태로 네트워크상에서 그 구성요소의 하나로서 동기화되는 단계입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의 기업 웹사이트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합 연결시키기 시작해 나아가서는 동기화됨으로써 보다 기능적이고 생명력 있는 모습으로 탈바꿈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셜 네트워크가 어떠한 서비스나 플랫폼이 아닌 말 그대로 무수한 사회 구성원들의 연결 고리들로서 그 자체로 어떠한 한계되어지지 않는 살아 숨쉬는 유기적 주체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즉, 기존의 기업 웹사이트들은 기업, 제품, 서비스 등 전략의 중심을 자신들의 자원에서부터 출발했다면, 앞으로 진화되어 나갈 웹사이트들의 핵심 축이자 출발점은 소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구성원, 소비자, 잠재고객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관점에서 웹사이트를 개선해 나간다면 죽어가는 생명력을 되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 또한 자연스럽게 소셜 네트워크의 한 구성점으로서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소비자들과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레미 오양이 발표한 키노트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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