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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 쇼에 짬을 내서 다녀왔습니다. 시간도 많지 않았고 관람하러 오신 분들도 너무 많아서 꼼꼼하게 살펴보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그저 대략 훑어 보았다 라는 정도의 표현이 어울릴 듯 합니다.

올해의 화두는 역시 가전 분야에서는 3D TV, 통신 분야에서는 스마트 TV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역시 가전과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분야가 상당히 뒤쳐져 있다는 것은 각 홀의 분위기와 참여 업체, 부스규모 등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 보였습니다. 굵직한 업체들이 포진해 있는 가전통신 홀에는 규모는 물론 열기가 뜨거웠지만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홀에는 주의를 끌만한 요소가 그다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3D TV는 그야말로 삼성과 LG의 치열한 전쟁을 그대로 반영하듯 최대의 공간과 최고의 상품을 진열해 놓고 있었습니다. 가전매장에 들를 일이 없고 사실 TV에 그닥 관심이 있지가 않은지라 이번에 처음으로 안경을 끼고 3D TV를 직접 시청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영상의 선명도, 입체감의 깊이 등에서 예상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데에서 놀랐습니다. 물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남아 있겠지만 안방에서 이정도의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또 하나의 진보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습니다. 본래 3D용으로 촬영된 영상이 아닌 기존 2D 영상으로 3D로 변환시켜 주는 기술도 소개되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이 부분은 솔직히 영상의 선명도나 화질, 입체감에 있어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TV, 눈의 피로도나 영상의 구현완벽성에서 아직은 이른 감을 느꼈습니다.


TV의 두께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에 상상을 초월하는 핑거슬림에서 풍겨나오는 왠지모를 포스는 기존의 LCD TV들을 한없이 초라하게 만들더군요. 정말 그 기술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스마트폰 부스에는 국내 기업들이 이미 출시중이거나 출시 예정에 있는 다양한 스마트폰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직접 살펴보고 만져 보려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전부를 살펴 볼 수는 없었고 삼성 갤럭시A, 바다폰, LG 옵티머스 등만 직접 살펴볼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나마도 뒷 분들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기에 그립감, 대략적인 UI, 디자인, 터치감, 반응속도 등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살펴보고 물러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 궁금한 건 직접 매장에 가보는 게 나을 듯 하네요.


대략적인 느낌이라면, 제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대부분 AMOLED가 채택된 탓이라서 그렇겠지만 화질 부분에 있어서는 아이폰보다 훨씬 선명하고 레벨이 높아 보였습니다. 눈부심도 상당히 덜 한 것을 느낄 수도 있었구요. 반면 아직도 터치감이나 반응속도 면에서는 아이폰에 비해서 뭔지 모를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새롭게 느낀 것은, 안드로이드를 OS로 사용하는 갤럭시A보다 오히려 삼성 독자 OS를 채용한 바다폰이 UI나 반응속도 면에서 더 우수해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나중에 매장에서다로 바다폰을 한 번 다시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쉽게도 요즘 기대를 모으기 시작한 갤럭시S는 유리 상자 안에 꺼진 채로 그 외관만 확인할 수 있게 전시만 되어 있어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갤럭시A에서 확인된 아쉬운 부분이 어느 정도 개선되고 업그레이드되었는지 알고 싶었는데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블랙베리도 직접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류의 디자인과 유저인터페이스에 너무 익숙한 탓인지 낫설기도 하고 사용하는 법을 알기도 힘들어서 만지작거리기만 하다 물러났습니다. 모두 비슷비슷한 류의 스마트폰을 보다가 블랙베리의 독특하고도 색다른 모습에 왠지모를 신선함마저 느껴졌습니다.


3개 관에서 열리고 있어서 시간에 맞춰서 숨을 몰아가며 돌아 보느라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 식의 구경처럼 되어 버린 점이 무엇보다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IT 분야에서의 현재(비록 국내에 어느 정도 국한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지만)의 트렌드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영상가전 부분에서는 역시 국내 기업의 트렌드와 기술력이 세계 정상 수준일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격차를 좁히고 뛰어 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비록 전자전 성격이 짙은 전시회이긴 하지만 늘 IT 분야에서 국내 기반구조나 기업의 경쟁력 부분에서 언급이 되어 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발전의 불균형 문제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 보였습니다. 향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비중 증가와 국내 기업들의 약진을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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