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생각이 많은 사람이 있다. 나도 그런 편인 듯하다. 기분이 좋지 않거나 찝찝한 일이 있으면 쉽게 떨쳐 내지 못한다. 그 일은 이미 실체 없이 과거 속으로 흘러 내려간 허상에 불과한데도 내 머리가 끄집어 내는 것이다. 인간에게 전두엽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감정과 기억의 생성은 변연계에서 출발하지만 생각의 되새김은 전두엽이 없다면 아마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집착은 그 대상이 기억이든, 생각이든, 탐욕이든, 아니면 심지어는 사람이든 근본적으로 ‘놓지 못함’에서 오는 것이다. 집착은 재빨리 추스르지 못하면 가속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속도를 올릴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위기 대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을 잘 안다. 시속..
어떤 것을 정말 미치도록 갖고 싶은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뚜렷이 원하는 게 아니더라도 이것 저것 사들이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적도 있죠. 사람은 본능적으로 소유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대상을 손에 넣고 싶어 합니다. 저마다 그 정도는 다르며, 그러한 욕구가 특히 강한 분들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런 욕구에 사로잡힐 때에는 상당히 비이성적인 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무언가에 꽂혔을 때에는 그것을 가지면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을 듯 하다가도, 막상 내 손에 들어오고 나면 기대했던 것보다 소유에 의한 쾌감은 오래 가지도 않고 그렇게 강하지도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자주 지름신이 강림하고 그 욕망의 유혹에 정복당하기 일쑤입니다. 얼마 전, 이러한 소유 본능에 대해..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제행무상’이다. 세상에 모든 일은 변한다는 의미다. 시공간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은 없다는 말이다. 너무나도 단순한 뜻이지만 곱씹어 보면 볼수록 이 이상으로 우리 삶과 우주의 근본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 말은 찾기 힘들다. 우리는 지금 내 삶이 영원할 것처럼 탐욕스럽게 집착하며 살아가기 일쑤이다.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남들보다 더 위에 서려 하며 끊임없이 비교해대면서 위만 바라보고 산다. 수평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과 나와 다르고 세상의 공간과 시간에 따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 사고의 늪 위에서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거대한 욕망의 롤러코스터를 질주한다. 자신이 점점 가라앉는 것도 모른 채말이다.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