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브라이언 넛슨 교수가 fMRI를 이용해서 사람이 구매 활동을 할 때 뇌의 변화를 촬영한 연구는 이미 많은 책과 자료에서 다루어져 잘 알려져 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구매 충동을 유발하는 상품을 보면 동기 보상 경로의 중심축인 측좌핵이 활성화되고, 곧 이어 그 상품의 가격을 확인하게 되면 내측 전전두피질과 함께 섬엽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섬엽은 고통을 감지하는 부위다. 즉 멋진 상품을 보면 그것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 보상을 예상하여 쾌락의 기대감을 느끼는 반면, 그것을 구매하기 위해 지불할 금액을 보는 순간 이성의 방에 불이 켜지면서 동시에 돈의 손실에 대한 고통을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사고 싶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그것을 가졌을 때 얼마나 ..
정상과 중독 사이 이렇듯 도파민은 우리 삶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호르몬이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환경이 조성되거나 잘못 사용될 때에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어떠한 이유로 뇌에 도파민이 지나치게 급격한 속도로 일정 수준 이상 많아지는 경우 우리는 비정상적으로 과한 쾌감과 보상 추구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 신체의 모든 부분은 항상성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 뇌는 도파민 수용체 수를 줄이거나 구조를 변형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감수성을 떨어뜨린다. 그 결과, 다음에는 같은 수준의 쾌감을 위해서 더욱 강한 자극이 요구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점점 더 많은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현상을 ‘양성강화’라고 한다. 양성강화는 중독의 원인이 되는 메커니즘 중 하나이다. 중독을 야기하는 약물은 뇌 속에 ..
광고 대행사에 근무할 때 마케팅 리서치 팀과 자주 했었던 일 중 한 가지가 FGI(Focus Group Interview)였다. 담당했던 브랜드의 목표 고객이나 기존 고객들을 초청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일이었다.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로서 매우 유용한 과정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뿐 아니라 그 밖의 다양한 의견이나 조언들도 수렴했다. 그 중 많은 부분을 반영할 수 있었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우선, 그 분들의 답변이나 의견이 진실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 FGI는 인위적인 상황 하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대상자들은 회사가 담당하는 브랜드에 대해 눈치를 챈다. 따라서 암묵적으로 편향을 유도하거나 부정확한 답변을 야기하는 요소가 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