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브라이언 넛슨 교수가 fMRI를 이용해서 사람이 구매 활동을 할 때 뇌의 변화를 촬영한 연구는 이미 많은 책과 자료에서 다루어져 잘 알려져 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구매 충동을 유발하는 상품을 보면 동기 보상 경로의 중심축인 측좌핵이 활성화되고, 곧 이어 그 상품의 가격을 확인하게 되면 내측 전전두피질과 함께 섬엽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섬엽은 고통을 감지하는 부위다. 즉 멋진 상품을 보면 그것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 보상을 예상하여 쾌락의 기대감을 느끼는 반면, 그것을 구매하기 위해 지불할 금액을 보는 순간 이성의 방에 불이 켜지면서 동시에 돈의 손실에 대한 고통을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사고 싶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그것을 가졌을 때 얼마나 ..

늦더위가 꼬리를 내리고 나니 가을 장마라는 손님이 찾아 왔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출근 길 도로 위에 움직임이 굼뜬 차량들이 줄을 이어 가다 서다 하고 있다. 정체를 예감하고 일찍 서둘러서 그런지 바쁘게 내리는 빗줄기와 달리 유진의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아 있었다. 수색을 지나 연세대 정문 앞에 다다르면서 정체가 조금 심해지는 듯하다. 몇 달에 한 번 광화문 본사에 회의를 들어갈 때면 여지 없이 지나게 되는 연세대는 유진의 모교다. 늘 바쁜 직장 생활 탓에 모교 앞을 지난다고 해서 특별한 느낌을 가진 적은 딱히 없었던 듯하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그런 것 같지가 않다. 물방울이 쓸리는 차창 너머로 비치는 정문의 풍경이 오늘따라 눈에 띈다. 그 때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 낯 익은 음악이 들려 온다. 임현정의 ..

카피라이터 출신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글꼴에 대해 관심이 큰 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문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글꼴의 취향에 있어서 호불호가 명확하며, 글꼴 사용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편이다. 같은 글자와 내용도 인쇄나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글꼴의 종류, 두께, 크기, 색상 및 기타 부가적 연관 요소들에 따라 독자에게 주는 가독성이나 의미, 영향 등이 다르다. 따라서 상품이나 마케팅 기획자나 디자이너는 글꼴의 사용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글꼴에 관련해 몇 가지 흥미로운 심리학적 연구 결과들을 소개해 본다. 2008년 미시간 대학교에서 심리학자인 송현진과 노버트 슈와르츠는 흥미로운 연구를 했다. 심플해 보이는 글자와 복잡해 보이는 글자가 각각 수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가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입소문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치밀한 기획을 바탕으로 뚜렷하게 제품이 노출이 되고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녹아 들었을 때에 한해서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와 에모리 대학교 연구진들은 권위 있는 마케팅 저널인 Marketing Science에 간접광고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2015년 가을에 방송에 간접광고 형태로 노출된 99개 브랜드의 2,806개 상품에 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효과는 브랜드가 언급된 온라인 입소문의 양과 브랜드 웹사이트 트래픽 양 등 두 가지 요소로 측정했다. 그 결과 두드러지게 상품을 배치한 간접광고(prominent product placement)들은..

“결국 졌구만. 거봐 내 그럴 줄 알았어! 이기기 힘들 거라고 내가 그랬지?” “그 사람, 크게 될 줄 내 이미 예전부터 알아 봤지.” “제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저 선수가 해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고 보면 결국 이번 금융위기는 필연적으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대화나 방송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어 보거나 자신이 직접 스스로 내뱉어 본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이 말들에 담긴 의미는, 내가 어떤 일이 일어날 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며 그러한 선견지명 능력 또한 스스로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예지력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타인으로부터 은근한 동조와 경외를 기대하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때로는 그저 결과에 대해 답답하거나 기뻐서 큰 의미를..

콘텐츠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일관된 분야의 콘텐츠를 꾸준히 지속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콘텐츠 마케팅은 하루 아침에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특히 퍼스널 브랜딩을 목표로 하는 콘텐츠 마케팅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퍼스널 목표와 역량 분석은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원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콘텐츠를 생산해 낼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그 콘텐츠를 단발성이 아닌 장기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하고 점검하는 작업이다. 스스로가 분석을 하고 평가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측면이 부족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을 냉철하게 판단해 보는 과정은 이후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끝자리나 소수점까지 정확히 표현된 숫자보다 반올림이나 버림을 해서 어림수(예를 들면 10, 50, 100 등)로 표현된 숫자가 더욱 높은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심지어는 목표로 한 성과를 백분율로 표현할 때 51퍼센트를 50퍼센트로 나타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하게는 성과를 더 축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도전 수행자들은 성취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주립대학교 카슨 비즈니스 칼리지의 마케팅 부교수인 쿤터 구나스티(Kunter Gunasti) 팀은 최근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마케팅 레터스(Marketing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구나스티 교수에 따르면, 주로 십진수로 표현되는 어림수는 우리에게 완성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즉 한 자리 숫자나 소수점까지 ..

금융파생상품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그 가치가 변동하는 데 따라서 이익을 보거나 손실을 입는 금융 상품이다. 본래 기초자산을 거래하는 당사자들의 위험을 헤지(대비 또는 회피)할 목적으로 탄생되었지만 머리가 똑똑하고 탐욕에 찬 금융 관계자들은 이를 잘 이용하면 꽤 큰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고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한 금융파생상품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판매되어 오고 있는데 그 인기의 이유는 주로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수익추구형 금융파생상품은 대부분 그에 상응하거나 때로는 오히려 더 높은 위험성이 확률적으로 늘 함께 한다. 비록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이 유..

바야흐로 동영상의 전성시대다.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에 올라와 있는 앱들의 전체 사용시간 중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6%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검색 이용 순위에 있어서도 이미 유튜브는 2위에 올라서 네이버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통계자료는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얼마나 많아지고 있는지, 이용시간이 얼마나 많은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는 퍼스널 브랜딩에 효과적이다. 과거 영상 콘텐츠 미디어인 TV나 영화와 달리, 유튜브는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이 제작한 영상을 빠르고 손쉽게 올려 전 세계에 공유할 수 있다. 더불어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배분한다. 이러한 ..

마트의 식료품 진열대에 두 제품이 놓여 있다. 하나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처음 보는 회사가 제조한 제품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조금 비싸지만 익히 잘 알고 있는 이름 있는 브랜드의 제품이다. 어떤 제품이 손이 가겠는가? 전자제품을 구입하려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바로 생각나는 브랜드들이 있는가? 있다면, 과연 왜 그 브랜드들이 마음 속에 떠올랐는가? 결국 그 브랜드 중 한 곳의 제품을 살 것 같은가? 세상에는 수많은 제조기업들과 상품들이 존재한다. 이 순간에도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기업들과 상품들은 서로가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 과거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상품들이 매장에 진열되는 것들에 한정되었지만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서 물리적 조건의 한계가 없이 거의 무한대의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