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스널 브랜딩을 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콘텐츠라고 지난 포스팅에서 말한 적이 있다. 콘텐츠라는 것이 오늘날에는 너무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라서 서로 생각하는 바가 같을 것이라고 모두 추정한다. 즉, 콘텐츠는 무얼 말하는 걸꺼야, 그리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 라는 식이다. 하지만 모든 소통에 있어서 생기는 큰 차이는 아주 사소한 틈에서 시작되기에 ‘콘텐츠’라는 것을 한 번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 보고 싶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가장 핵심적인 마케팅도 콘텐츠 마케팅이기에 이 작업은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분명히 영어다. 그러면 영어 철자는 어떻게 될까? ‘contents’가 맞을까? 아니다, ‘content’가 맞다. Cambridge Dictionary의 정의에 의하면 ‘conten..

차를 가끔 운전한다. 구입한 지 12년이 넘은 차의 주행거리가 갓 5만 킬로밖에 안 된다. 초기 3년 정도만 열심히 타고 다녔다. 그 이후로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날들이 더 많았다. 사고는 초기에 두 번 났었다. 한 번은 내가, 다른 한 번은 상대방이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내가 감정을 조금만 제대로 조절했다면 나지 않을 사고였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예전엔 참 험하게 몰고 다녔던 것 같다. 둘 다 접촉사고에 불과하긴 했지만 어쨌든 사고를 당해 보기도 하고, 사고 난 것도 많이 보기도 했고, 인터넷에서 사고 블랙박스 영상들도 접하기도 하면서 언제부턴가 차를 몰기가 무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졌다. 거기에다, 직장을 옮기면서 출퇴근에 굳이 차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든, 퇴사 후 창업을 하든, 또는 조직 내에서 특기를 계발하든, 나만의 분야를 찾아야 한다. 전문 영역은 일품 요리와 비슷하다. 한 분야에서 뛰어나거나 차별화되는 것이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에도 매우 유리하다. 욕심이 많아서 굳이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봐야겠다면, 그건 어느 한 분야에서 탄탄한 자리를 구축한 후에 눈을 돌려도 늦지 않다. 일단 하나의 분야를 정해서 나를 그 시장에 알리고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 분야에서 '나'라는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에 포지셔닝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연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인가? 사실 이 문제는 적성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처럼 평생 해결이 힘든 난제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갓 졸업을 하고 사회..

재작년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너무 쓸 데 없는 물건들이 많다는 생각에 많은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이사 온 지 30년이 다 되어 가는 집. 리모델링은 커녕 도배나 장판조차 새로 한 번 한 적이 없는 집이라 그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짐들이 꽤 많았다. 바깥만 보던 눈을 안으로 돌리니 있어야 할 것들보다 없어도 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 보였고, 그것들은 짐처럼 느껴져 괜스레 내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다. 조만간 이사를 하겠다는 어렴풋한 계획도 버리기 혁명에 한 이유가 되어 주었다. 어떤 뚜렷한 계획 없이 무작정 버리기 시작했다. 정리는 그 다음 일이었다.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그리고 더 버릴 것이 없나 찾는 작업이 일주일이 되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그 물건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경악했다. 언..

사람들은 왜 특정 브랜드를 신뢰하고 선호하는 걸까? 이름이 좋아서일까? 로고가 예뻐서? 그것도 아니라면 대표가 멋져서일까? 뭐, 일부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은 부가적일 뿐이지 결코 핵심은 아니다. 무조건 애플 제품이라고 좋아하는, 소위 ‘애플빠’라고 부르는 이들은 과연 그저 먹다 만 사과 로고가 예뻐서 비싼 가격에도 그 제품들만 사용할까? 분명 그건 아닐 거다. 대중들은 저마다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그 핵심적 이유는, 그 브랜드가 나에게 주는 ‘가치’가 유용함을 인정하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정도가 높고 그 가치의 진정성과 지속성을 신뢰하는 믿음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CEO는 회사의 많은 구성원들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수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그 비중과 중요성은 어마어마하다. 리더이기 때문이다. 전략적이고 유능한 장수 한 명은 수백 배 전력 차이에도 나라를 구할 수 있고, 무능하고 어설픈 장수는 십만 명이 넘는 자신의 병사들을 한 순간에 수장시켜 버릴 수도 있다. 이는 대내적으로 모든 구성원들이 CEO의 지시를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직을 평가할 때 수장에 관심을 갖는다. 아직은 완성도가 낮거나 조금 흔들려 보이는 조직이라도 리더가 뛰어난 능력을 가졌고 상당히 믿을 만 하다면 부정적 평가를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보다 미래 가치를 CEO에서 찾는 시각 때문이다. 즉 CEO가 가진 이미지는 기업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위 이야기는 CEO가 대중..

퍼스널 브랜딩을 구축하기 위한 실행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두 가지는 대중이나 목표 잠재고객들 사이에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명확한 정체성을 심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들을 달성하려면 일단 그들에게 내 이름을 알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만나야 한다. 하지만 내가 정치인도 아닌데 선거 운동을 하면서 일일이 악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길거리에서 마구 떠들어 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인터넷에서 여기 저기 게시판에 무작정 이름만 올리고 잘 봐 주세요로 도배를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가장 효과적인, 그리고 필수적인 방법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은 바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작정 내 이름을 떠들어 대는 것이 아..

쓴 글들을 나중에 읽어 보면 언제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럽다. 오타나 비문이 마구 발견되기도 하고 어떤 글은 논리구조가 참 어설프다. 수정을 해도 그런 참혹한 결과가 나오니 어떤 때에는 난감함을 넘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도 글을 쓴다는 건 종점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 오그라드는 손을 참아가면서 오늘도 쓴다. 글을 쓰는 게 늘 어렵다지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블로그에 글 하나 제대로 올리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막막하고 두려웠던 적이 있다. 사실 이전에 워드프레스와 관련된 매뉴얼 성격의 전자책을 하나 냈었다. 그 책은 내가 수행하던 일의 과정을 독자에게 알려 드리는 일종의 매뉴얼 내지는 교재 같은 성격이어서 쓰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은 느끼지 않았다. 어리석게도 그 경험을 마치 글 쓰는..

기업이나 제품 브랜드 마케팅을 할 때 초반에 수행하는 것이 바로 포지셔닝 작업이다. 우리 회사, 우리 제품을 고객들 마음 속 어느 사다리에 올려 놓을지 정하는 것이 포지셔닝, 즉 위치 잡기 작업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시장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을 세분화 한다. 예를 들면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인구통계학적, 즉 연령이나 성별, 소득수준, 직업 등에 따라 다양하게 시장을 구분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성향, 가치관 등에 따라서 여러 시장으로 잘게 쪼갤 수 있다. 이렇게 시장을 분석적으로 구분하는 건 시장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파악하려는 의도도 있고, 잘게 쪼갠 시장 중에서 우리 기업이나 제품을 어느 곳에 가져다 놓고 공략할 것인지를 ..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박사는 ‘퍼스널 마케팅’에서 피그말리온의 효과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피그말리온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 그는 키프로스의 조각가로서 당시 성적으로 문란했던 여성들에 대해 환멸을 느껴 독신으로 지냈다. 그는 혐오해 마지않던 실제 여성들 대신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인상을 조각했다. 그가 만든 여인상은 너무 아름다워서 조각한 자신마저 그 아름다움에 빠져 들게 만들었고, 이내 그 여인상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인상이란 그저 무형의 조각물에 불과할 뿐, 그의 사랑은 허무에 갇혀 버린 채 여인상의 주위에서 쓸쓸하게 맴돌기만 했다. 어느날 그는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축제에 참석하여 제물을 바치면서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이 자신의..